자본시장硏 ‘해외금융기관 인터뷰’
“韓증시 동등 규칙 적용 안돼” 비판
국내개인투자자, 상반기 최대 순매도
“국내 증시 개선 위해 근본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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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본 시장의 투명성과 일관성 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질적인 국내 증시 저평가에 개인투자자는 올 상반기(1∼6월) 국내 주식을 역대 최대로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자본시장연구원은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 접근성: 해외금융기관의 시각’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대상으로 한국 시장 접근성에 대한 견해를 인터뷰해 그 결과를 모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응답자는 “선진 시장의 공통적인 특징은 개방된 경쟁과 동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는 규칙과 규제”라며 “하지만 한국 시장은 경쟁이 제한돼 있고 해외 금융회사에 대한 참여 기회나 규칙의 적용이 동등하지 않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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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 시스템 트레이더는 “한국 시장은 거래 규정이나 지침이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 시장에 비해 투명하지 못하고, 심지어 중국에 비해서도 투명성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시스템 트레이더에게는 공정한 경쟁 시장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공매도 금지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특히 인터뷰 대상자 중 상당수가 공매도 금지의 이유와 목적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한 글로벌 은행 관계자는 “어느 종목을 공매도할 수 있는지, 어떻게 공매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이 불명확하다”며 “공매도 금지 지침이 나온 원인이 무엇이며,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 접근성의 많은 문제가 제도나 규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제도와 규제가 적용되는 투명성, 일관성 및 예측 가능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며 “시장 접근성 제고 계획은 한국 자본시장의 절차, 관행 및 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도 포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국 증시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올 상반기(1∼6월) 국내 주식을 역대 최대 규모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7조3798억 원을 순매도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큰 순매도 규모다. 반면 외국인투자가들은 같은 기간 국내 주식을 23조282억 원 순매수해 역대 최대 규모로 사들였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증시 투자에 이점이 크다고 느껴 국내 증시를 계속 떠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의 체력을 키우기 위한 근본적인 구조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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