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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고발장을 취소했다.
한화오션은 22일 올 3월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군사기밀 유출 건에 HD현대 임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접수한 고발장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DX) 적기 전력화로 해양 안보를 확보하고 해양방산 수출 확대 목표를 위해 고발을 취소하고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려는 차원”이라고 했다.
해당 고발 건은 KDDX 기본설계에 참여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취득해 회사 내부망에 공유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사건으로 관련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올 2월 “청렴 서약 위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HD현대중공업에 KDDX 사업 입찰을 금지하는 행정지도를 내리지 않았다. 이에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됐는지를 다시 수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을 허위 사실 적시 등으로 한화오션 일부 직원들을 고소했다.
이처럼 K방산 함정 건조를 맡는 두 회사가 해군의 전력 강화를 위한 막바지 발주 사업인 KDDX를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자 방산 업계에선 ‘방산 수출을 위해 원(ONE)팀을 구성해도 모자랄 판에 내부 싸움을 벌인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10조 원 규모 호주 호위함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모두 수주에 실패하기도 했다. 올 7월 선정하기로 했던 KDDX 사업자 결정도 4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간에 교감이 있었다”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 실사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했다. KDDX 사업에 계속 도전할 것이란 의미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한화오션 고발 취소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KDDX 사업이 지연된 만큼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돼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되길 희망한다”라고 했다. 즉, KDDX 사업에 한화오션이 입찰에 나서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경찰 고발을 취소했지만, KDDX를 둘러싼 두 회사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한편,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 원 규모로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사업 초기 단계인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이후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남은 건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이며 상세설계·초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 중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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