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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폭탄 돌리기, 선 넘었다”…117만 女유튜버에 누리꾼 시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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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17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달씨가 전세 사기를 당한 집을 내놓았다가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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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달씨가 전세 사기를 당한 집을 내놓았다가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의 집을 다른 세입자에게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를 시도했다는 게 이유다.

그는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세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세 사기를 당한 뒤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이 없자 직접 세입자를 구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털어놨다.

달씨는 “계약하겠다는 세입자가 나타나는 순간 그분이 마음을 바꿀까봐 계약서를 쓰는 날까지 1분 1초가 고통이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계약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네티즌들은 “선을 넘었다”, “정신 못 차리다가 나락 갈 줄 알았다”고 구독을 취소하고 있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유명인이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이나 발언을 했을 때 지지를 철회하는 것을 뜻하는 ‘캔슬 컬처’(Cancel Culture)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나락 간다”는 표현과 함께 연예인은 물론 유튜버까지 ‘캔슬’ 대상이 되는 일이 빈번해졌다. 관심이 곧 돈이 되는 사회에서 대중의 정당한 의사 표현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비판의 본질에서 벗어난 채 성급한 ‘마녀사냥’이 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피식대학은 지난달 11일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라는 영상 게재 후 지역 비하를 했다는 구설에 올랐다. 이후 ‘피식대학’은 구독자가 318만명에서 논란 이후 293만명으로 줄었다. 지난달 12일 ‘현우진에게 방송에 나가니 노래를 부를지 주접을 떨지 묻다’라는 제목의 영상 이후 새 영상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유명 개그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도 최근 영상에서 군인을 조롱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캔슬 컬처는 해외에서는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2010년대 중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작돼, 인종 편견과 성차별, 소수자 혐오 문제 등을 둘러싸고 확산됐다. 2017년 ‘미투’(성폭력 고발), 2020년 ‘블랙 라이브스 매터’(BLL·Black Lives Matter) 운동이 기폭제가 됐다.

캔슬컬처의 긍정적인 면은 잘못된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 있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 대한 지지 철회가 대표적이다. 특히, 학교 폭력뿐 아니라 성 희롱, 음주운전, 표절 등 윤리적 도덕성을 사회적 기준으로 형성하고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캔슬컬처는 한편으로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 혐오라는 사회적 현상을 더욱 확산시키고 일종의 사이버 괴롭힘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누군가에게 돌을 던지는 건 쉽다”고 하며 “누군가를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민운동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캔슬 컬처를 비판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캔슬 컬처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또 다른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과도한 캔슬 컬처는 ‘나와 다른 것’에 공감하지 못하고 인기가 생명인 유명인을 사정없이 몰아붙이는 각박한 사회 분위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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