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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싱하이밍 中대사, 다음달 한국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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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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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가 다음 달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는 2020년 1월 한국 부임 이후 내정 간섭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는데, 공교롭게도 한중 관계 개선 조짐이 나타난 시점에 교체돼 주목받고 있다.

2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싱 대사는 본국으로부터 7월 10일 자로 귀국 명령을 받았다. 중국 측은 이날 우리 정부에 싱 대사의 귀국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대사가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팡쿤 주한 중국 대사관 공사가 대사대리로서 싱 대사의 업무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으로는 2009~2014년 주한 중국 대사관 공사참사관·부대사를 지냈던 천하이(陳海) 주미얀마 대사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중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진 가운데 논란이 많았던 싱 대사가 예상보다 일찍 귀국하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가에선 싱 대사가 올해 말까지 대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다만 싱 대사의 귀국은 관례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그는 2020년 1월 한국에 부임해 4년 반을 근무했는데, 전임 주한 중국 대사들도 대개 3~4년 근무 후 귀국했다. 싱 대사는 1964년 11월생으로 올해가 정년(60세)이다. 중국은 대부분 은퇴 직전의 외교관들을 한국에 보내왔다.

한국어에 능통한 싱 대사는 한국 관료, 정치인, 언론을 적극적으로 만나며 ‘전랑(늑대 전사) 외교’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7월에는 당시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관련, “우리 주권적 영역”이라고 밝히자, 싱 대사가 다음 날 해당 언론에 기고를 싣고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엔 이재명 대표와 회동에서 “미국의 승리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이 직접 “가교의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했고, 여당에서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사건 이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싱 대사와의 만남을 기피하게 됐고, 그의 공개 활동도 크게 줄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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