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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에스파' 노래 틀자 무대 오른 청년들…'한한령'에도 여전한 중국의 K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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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시, 지난 12일]

한 음식점 가운데 마련된 무대에 오른 사람들이 춤을 춥니다.

짜 맞춘 듯 같은 동작을 선보이고 관객들 역시 익숙한 듯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몸을 움직입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모두 한국 가수들의 노래입니다.

자신 있는 노래가 나오면 앞으로 나서 춤을 추는 이른바 '랜덤댄스' 대회인 건데, 이곳에서 매일 세 차례나 열립니다.

이른바 '한한령'으로 중국 내 한국산 콘텐츠가 통제된 지도 어느덧 8년째이지만, 중국 청년들의 K팝 사랑은 여전합니다.

[민언후이/중국 베이징]

“인기가 많죠. K팝 가수들은 예쁘잖아요. 춤도 중국 스타들에 비해 더 일체감이 있어서 매력적이에요.”

[장루양 니쯔웨/중국 베이징]

“K팝은 되게 역동적이면서도 콘셉트가 다양해서 좋아요. 춤도 좀 더 역동적이고 현대적이고요.”

“몸을 천천히 흔들 수 있는 느낌, 안무를 따라 하게 하는 노래죠. 마음대로 춤을 출 수도 있고요.”

중국 정부는 문화계의 자발적 움직임이라며 '한한령'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습니다.

그런데도 K팝에 관해선 여전히 빗장이 걸려 있습니다.

록밴드 세이수미의 공연이 한국 대중가수로서는 2015년 그룹 빅뱅 이후 9년 만에 베이징에서 열릴 뻔했지만, 결국 한 달도 채 남기지 않고 무산됐습니다.

[최수미/록밴드 세이수미 보컬]

“(여러 군데 신청했지만) 다 안 되고 베이징만 허가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얼마 안 남은 시기였기 때문에 당연히 가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취소가 되니까 아무래도 되게 기운이 빠진달까요.”

중국 팬들은 노래 한 소절 들을 수 없는 팬 사인회에 참가하거나 아이돌 멤버들의 생일 파티를 자체적으로 기획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다른 국가 가수들의 공연은 중국 내에서 활발하게 열리고 있고, 댄스대회 등으로 꾸려진 K팝 페스티벌 개최도 문제가 없지만 유독 '한국인 가수'에게만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겁니다.

업계에선 “K팝의 중국 내 영향력을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머지않아 중국이 K팝에도 문을 열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윤호진/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센터 센터장]

“중국의 지방정부라든지 기획사들은 K팝 공연을 하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연 허가가 나고 공연이 시작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충분히 열기가 뜨겁고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도성/베이징특파원]

“중장기 경제 대책을 마련 중인 중국이 K팝의 경제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면 올해 안에 한국 가수들의 공연도 성사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JTBC 이도성입니다.”



이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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