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력 원한다면 '울프 수정안' 폐기" 주장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샘플 채취에 성공한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25일 북부 네이멍구에 착륙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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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채취에 성공한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가져온 샘플이 당초 목표했던 2㎏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도 하지 못한 달 뒷편 토양 채취 성공에 어깨가 올라간 중국은 미국에 "샘플 연구에 동참하려면 미중 간 우주 협력의 걸림돌 부터 제거하라"고 주장하는 등 여유를 부렸다.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창어 6호가 가져온 달 뒷면 토양 샘플에 대한 1차 측정 결과 샘플 양이 1,935.3g으로 측정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샘플이 안전하게 달 샘플 실험실로 옮겨진 뒤 지상 응용 시스템 연구진은 계획에 따라 달 샘플 보존·처리를 하고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 채취에 성공한 창어 6호는 53일간의 임무 수행을 마치고 지난 25일 지구로 복귀했다. 약 2㎏의 샘플 채취를 목표로 했는데 사실상 목표치를 달성한 셈이다. 중국은 창어 6호 발사 과정에 협력한 유럽우주국(ESA), 프랑스, 이탈리아, 파키스탄 등과 연구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의 연구 동참에는 선을 그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전날 베이징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연구 참여를 위해선 미국이 만든 '울프 수정안(Wolf Amendment)'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볜즈강 CNSA 부주임은 "중국은 항상 미국과의 협력에 열려 있다"면서도 "미국이 진정으로 양국 간 협력을 촉진하려면 미국이 이같은 걸림돌 제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프 수정안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미국 기관과 중국 간 협력을 일절 금지한 법안이다. 2011년 미 의회를 통과했다.
볜 부주임은 "울프 수정안이 중국 발전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고 반대로 미국에는 걸림돌이 됐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의 우주 개발을 억제하려 했지만 결국 중국이 앞서 나가며 미국이 궁지에 몰렸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반도체·전기 자동차 등 첨단 산업 공급망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중국 압박 정책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논리를 앞세워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CNSA는 중국의 다음 목표는 창어 7·8호 발사를 통한 달 기지 건설이라고 밝혔다. CNSA 국제협력 책임자 류윈펑은 창어 8호 발사 계획에는 이미 30여 개국의 참가 신청이 접수됐으며 달 기지 건설을 위한 협력 협정도 10개국과 체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2026년엔 달 남극 자원을 탐사할 창어 7호, 2028년엔 달 기지 건설을 위한 조사를 담당할 창어 8호를 각각 발사한다. 2030년까지 달 유인 착륙을 시도하고, 이후 국제 협력 방식을 통해 달 기지 건설을 시작한다는 게 중국의 목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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