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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희망적금’ 20조 만기…주식서 희망 찾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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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이 주식을 비롯한 적극적인 투자처로 이동하면서 요구불 예금과 투자 대기성 자금은 늘어나고 있으나 적금 잔액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을 중심으로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적금 잔액은 3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5조1000억원)보다 28% 감소한 수치다. 시중은행 적금 잔액은 저금리에다 주식투자 열풍이 불던 2020~2021년 사이 감소했다가, 이후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과 함께 2023년까지 다시 증가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올해 들어 잔액이 다시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은행권에선 이번 감소세는 20조원에 이르는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올 초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2년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되면서 지난해까지 적금 잔액을 끌어올리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면, 만기와 함께 적금 잔액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청년희망적금은 2년간 매달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경우 정부 지원금을 합쳐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으로, 청년층 200만여 명이 가입한 바 있다.

만기 자금은 투자자금이나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암호화폐 시장도 활기를 띠면서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자금을 수령한 20대 여성 A씨는 “만기 자금을 일단 단기 예금에 넣어뒀는데, 일부는 우량주 위주로 주식 자산을 늘려볼 생각으로 공부하며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은행도 “3월 시중 통화량(광의통화, M2)이 전월에 비해 64조2000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청년희망적금 만기 수령금이 요구불예금(예금주가 요구할 때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예금)과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등 투자 대기 상품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4월에는 투자 대기 자금이 금 구매와 기업공개(IPO) 청약 등 다양한 투자처로 유출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적금 대신 투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과거에 비해 커졌다는 풀이도 나온다. 지난달 말 적금 잔액은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0년·2021년 말 잔액과 비교해도 각각 20%·5%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30 세대를 비롯해 주식투자를 주요 자산증식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자리잡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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