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경찰 수사 후 징계 결정"
류규하 구청장 "직원 진술, 업주 주장과 달라"
"공정한 처리 위해 고발… 물의 죄송"
지난 7일 대구 한 치킨집에서 남성이 고의로 맥주를 바닥에 쏟고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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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청 공무원들로부터 '갑질'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치킨집 업주가 가해 공무원 일부를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공무원들을 상대로 감사를 벌여온 중구청은 자체 징계는 미룬 채 피해 업주의 고소가 이뤄진 다음 날 이들을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피해 업주·중구청, 공무원 2명 고소·고발
27일 중구청은 이틀 전 대구 중부경찰서에 공무원 2명을 협박 혐의로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공무원들로부터 받은 경위서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조사를 벌였고 1차 조사를 마무리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공론화된 지 이미 며칠이 지난 데다 경찰 조사를 이유로 징계까지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피해 업주가 공무원들을 고소한 뒤 하루가 지나 고발 조치를 한 것도 늑장 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피해 업주는 앞서 지난 24일 공무원 4명 중 2명에 대해 모욕, 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냈고, 지난 26일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지난 7일 대구의 한 치킨집에서 남성이 고의로 맥주를 바닥에 쏟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캡처 |
앞서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은 지난 7일 매장 마감 시간 직전 구청 인근 치킨집을 방문해, 맥주를 바닥에 쏟고 업주에게 모욕적 언행을 했다. 피해 업주에 따르면 당시 업주의 배우자가 "물을 흘리셨나요"라고 물은 뒤 바닥을 닦자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공무원들은 계산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이내 이들 중 일부가 다시 들어와 "바닥 치우는 게 대수냐"라며 폭언을 시작했다.
이들은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 주겠다", "SNS에 올려 망하게 해 주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아냐. 이 동네에 아는 사람 많다"는 등 협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중심에 섰다.
공무원들 혐의 부인... 구청, "양측 주장 달라 고발한 것"
당사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감사 과정에서 "여성 업주가 뒤에서 욕설을 해 따지는 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장사가 되겠느냐'는 취지로 얘기했다"며 "업주에게 구청 직원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문 닫게 해주겠다'는 발언을 한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은 직원들의 진술 내용과 업주의 주장이 엇갈려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경찰에 고발했다는 입장이다. 류규하 구청장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갑질행위에 의심은 가지만 양측 주장이 달라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두 명의 공무원에 대해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직원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금 사과드리고, 경찰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경우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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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대구=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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