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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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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포 많은 경기 안산에 합동분향소 마련…아리셀 대표 유족에게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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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합동분향소에 희생자 명단 첫 공개

경향신문

이주노동자들과 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화성공장화재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 회원이 27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다문화공원에 마련한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 사고 추모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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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이주노동자가 가장 많은 도시인 경기 안산에 27일 화성 리튬전지 화재 참사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분향소를 설치한 이주민·동포 단체는 희생자로 추정되는 명단을 이 자리에서 처음 공개했다. 아리셀 대표는 이날 화성시청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화성공장화재 이주민 공동대책위원회와 안산·시흥 지역 동포단체 협의회는 이날 경기 안산의 다문화어울림 공원에 아리셀 화재에 희생된 노동자들의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추모식을 열었다.

공원 계단 위에 차려진 분향소 단상에는 희생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이름과 나이·성별·비자 종류 등이 적힌 종이 23개와 흰색 국화꽃 50여개가 놓였다.

추모식에 참석한 인근 주민, 중국 동포, 이주노동자 등은 비통한 표정으로 헌화를 이어갔다. 한 중년 여성은 “불쌍해서 어떻게 해”라며 분향소를 바라보고는 눈물을 훔쳤다. 한 중국 동포는 이날 추모식에서 발언하기로 했다가 슬픔에 잠겨 끝내 입을 떼지 못했다.

그간 숨진 노동자들의 명확한 신원이 파악되지 않으면서 화성 시청 등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고인들의 이름이나 얼굴을 알리지 못한 채 추모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날 분향소에는 이주민·동포 단체가 취재진·출입국관리소 등을 통해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한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 나이는 39.5세로 조사됐다.

박천응 화성공장화재 이주민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자 이주노동자들과 중국 동포들이 가장 많은 안산 지역에 먼저 분향소를 만들었다”며 “화성 화재 참사 사건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마음과 뜻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혁 중국 동포의 집 목사는 “안산에 많은 아픔이 있는데 이번에 또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동포들과 모든 고인들께 명복을 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분향소는 오는 30일까지 이곳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안산이주민센터 등 다른 장소로 이전할 예정이다.

화재가 발생한 화성 리튬전지 공장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는 이날 오후 화성시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그는 유가족 대기실을 찾아 “이번 참사에 대해 저와 우리 회사 모두 평생을 안고 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 장례비용은 저희가 일체 부담하겠으며, 나머지 후속 대책을 지금 마련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어떤 대책이나 조치를 취해도 여러분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저희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족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 유족은 “이제서야 여기에 와서 무슨 사과를 하느냐”며 “대책도 없이 찾아와 고개를 숙일 거면 아들을 살려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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