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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초정통파까지 징집하게 된 이스라엘…전쟁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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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자체 놓고 차별하는 건 가장 나빠”

초정통파계 정당 빠져나가면 올 가을 총선 가능성

경향신문

한 이스라엘 초정통파 남성이 2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군 징집 사무소 앞을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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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그동안 군 복무를 면제받았던 초정통파까지 징집이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변화가 가자지구 전쟁에까지 영향을 미치리란 분석이 나온다. 초정통파 계열 정당이 징집에 반발해 연정에서 빠져나간다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조기 총선을 치르며 휴전 압박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가 군 복무를 시작하게 되면 이스라엘 국내 정치와 안보에도 지각 변동이 일 전망이다.

앞서 지난 25일 이스라엘 대법원은 대법관 전원일치로 “초정통파 유대교 학생의 병역면제 혜택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군 복무 의무가 모든 이스라엘 국민에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특정 공동체에 전면적인 병역면제를 허용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며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것, 목숨 그 자체를 놓고 차별하는 건 가장 나쁜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한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초정통파는 정부의 재정지원 및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는 이스라엘 인구의 약 13%(약 130만명)를 차지한다. 이들은 세속적인 유대인 주권과 군 복무 개념을 따르지 않으며 신학교에서 토라(유대교 경전)를 공부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친다. 일부 하레디는 세속적 교육을 받고 입대하기도 하나, 강경파로 갈수록 군 복무를 적극적으로 거부한다.

이들이 그동안 군 복무 대상에서 빠졌던 데에는 역사적 맥락이 있다. 건국 초기 이스라엘은 국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대가, 홀로코스트로 학살된 초정통파의 명맥 보존 등을 이유로 하레디 학생 400명을 병역에서 면제했고 이것이 제도로 굳어졌다. 그러나 교파 확장과 특유의 대가족 문화 때문에 점차 하레디의 수가 많아지면서 면제받는 인원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상당한 인구를 군 복무에서 제외하는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비판과 함께 불평등 논란이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하며 병력 수요가 높아졌고, 전선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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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에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과 지지자들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정부를 향해 인질 석방을 위해 협상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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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법원 판결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하레디의 병역 면제를 여전히 지지하는 초정통파계 정당과 세속적인 정당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입법을 내놓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연정이 깨질 위험이 있다고 NYT는 짚었다. 현 네타냐후 연정은 하원 120석 중 64석으로 근소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초정통파계 정당이 빠져나간다면 올가을에 총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법원은 하레디 약 6만3000명이 입대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판결 이후 이스라엘 법무장관실은 최소 3000명이 입대할 것을 제안한 상황이다. 법무장관실은 이는 단지 초기 징집 인원일 뿐이며 앞으로는 더 늘어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초정통파계 정당 인사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이츠학 골드크노프 주택장관은 “(판결이) 매우 불행하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초정통파계 샤스당의 아리예 데리 대표는 “(종교 연구는) 모든 적에 대항하는 우리의 비밀 무기”라고 주장했다.

만약 이번 판결이 네타냐후 내각이 깨지는 데까지 이어진다면 가자지구 전쟁에도 여파가 갈 것으로 보인다. 버락 메디나 히브리대 교수는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되면, 인질을 되찾지 못하고 전쟁을 여전히 치르는 채로 선거를 맞이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전쟁을 마무리하란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네타냐후는 하레디를 최소한으로 징집하는 쪽으로 우회하려 한다. 그러나 복무 중인 국민들 사이 좌절감이 엄청나다. 징병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확대되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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