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30 (일)

러시아 외무차관 "한국 지도부 탓에 한·러 관계 추락할 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 이도훈 대사 면담
"러북 비난 말라… 대결적 정책 재검토" 촉구
한국일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26일(현지시간)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깨어진다면 그것은 한국 지도부의 탓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합의 후 한국에서 '반(反)러시아'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책임을 돌린 것이다. 한국을 향해 '대결 노선을 재검토하라'고도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루덴코 차관과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가 이날 외무부 청사에서 면담했다는 사실과 함께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루덴코 차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19일 북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협정'을 언급하며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고위급 인사들이 용납할 수 없는 반러시아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6·25전쟁 74주년인 25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및 러시아와의 조약 체결과 관련해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2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재검토 방침과 관련,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 무기를 북한에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이 있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루덴코 차관은 그러나 "한국의 현재 지도부 탓에 수십 년간 쌓아온 (한러 간) 건설적 협력의 산물이 추락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러시아와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근거 없는 비난은 러시아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동북아시아에 미국 중심 군사 블록을 구축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쇠퇴하는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공격적 계획으로부터 국제사회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당국에 한반도 긴장 고조를 촉발하는 대립적 정책을 재검토하고 동북아에서 평화와 안정, 화해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길을 택하기를 (루덴코 차관이 이 대사에게) 촉구했다"고 밝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