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15 (월)

여야 불 당긴 반도체특별법...22대국회 문턱 넘고 타오를 수 있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與 반도체 투자 보조금 법으로 주자
野 세액공제 10% 상향·기간 10년 연장
한국일보

22대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을 발의한 고동진(왼쪽) 국민의힘 의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 산업에 100조 원 규모의 정책 금융을 지원하는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을 발의한다. 올해 일몰 예정인 반도체 산업의 세액 공제 기간을 연장하고 비율도 지금보다 10% 높이는 조세특례법 개정도 추진한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반도체 직접 보조금 조항을 담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안을 발의한 지 엿새 만에 거대 야당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추진하면서 반도체 업계는 국내에서도 반도체 지원만을 위한 단독 법안이 마련될지 기대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25일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국가적 차원의 반도체 비전 설계를 위한 반도체 특별법 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안은 △반도체특별법 제정 △조세특례법 개정의 '투 트랙'으로 추진되는데 같은 당 김한규 의원이 19일 당론으로 발의한 국가첨단전략산업 개정안까지 넓히면 민주당의 반도체 지원안은 큰 틀에서 여당인 고동진 의원안과 비슷하다.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국가위원회(고동진 의원안은 대통령소속 특별위원회) 설치 △전력, 용수 등 기반시설 비용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부담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지속 △해외인력 유치 지원 및 중소기업 고용보조금 지급 확대 등이 모두 같다.

두 당의 지원책이 갈라지는 지점은 직접 보조금 지급 여부다. 고동진 의원안은 "국가와 지자체는 반도체클러스터 생산시설 구축 등을 위해 필요한 보조금 등의 특례 제공을 해야 한다"고 직접 보조금 지급 가능성을 열어뒀다. 고 의원실 관계자는 "보조금 규모는 여론 수렴 등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태년 의원은 "세제 혜택과 정책 금융을 대폭 확대해 보조금과 같은 직접 효과가 나타나도록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100조 원 규모의 정책 금융까지 더하면 직접 보조금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특구 인접지역 주민에게 이익을 공유하는 방안을 제도화하고 △반도체 특구로 지정된 지역의 지자체가 신재생에너지 설치 지원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여당의 안과는 다른 지점이다.

반도체 전쟁은 속도전이 관건

한국일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업계는 '달라진 정치권 기류를 확인했다'는 반응이다. 2022년 1월에 국회를 통과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애초 반도체특별법으로 추진됐지만 대기업 특혜 논란 등으로 이차전지, 첨단모빌리티 등 다른 첨단 산업까지 지원 대상을 넓힌 일반법으로 지정되면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원은 적고 규제는 늘었다'는 불만이 나왔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이날 "여야 모두 지원 가능성만 열어둔 것이지만 미국이나 일본처럼 반도체 산업만 따로 지원하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많이 진전된 셈"이라며 "(첨단전략산업법의 전철을 밟지 말고) 애초 취지에 맞게 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미국 등이 반도체법을 발표하면서 여야 합의를 도출할 만한 지원 법안이 나왔다"며 "반도체특별법이 통과되면 첨단전략산업특별법보다 지원 대상이 구체적이라 시행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전으로 요약되는 각국의 반도체 경쟁에서 기반 시설을 제때 갖추는 세심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3년 국정감사 기간 양향자 전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송·변전망 구축 사업 42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제때 지어진 사례는 7개에 그쳤다. 나머지 83%(35건)는 평균 41개월(3년 5개월) 이상 미뤄졌고 최대 7년 6개월 동안 늦어진 공사도 있었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전력 등 반도체 산업 기반 시설을 갖출 때 지역 주민이 반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