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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베팅' 발언 싱하이밍 中 대사, 부임 4년 만에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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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귀임 통보
한국일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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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팅'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교체된다. 부임 4년 만이다. 싱 대사는 임기 동안 중국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과격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한국 고위 당국자들과의 접촉이 사실상 제한돼 왔다.

28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싱 대사는 최근 본국으로부터 7월 10일 자로 귀임 명령을 받고 조만간 귀국할 계획이다. 귀국 전까지는 중국 국적 근로자들이 다수 피해를 입은 화성 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한 대응 조치, 한국 정·관계 인사들과의 귀임 인사 등에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주한중국대사관은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교체 여부는 물론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부임 4년 차인 데다, 올해 정년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귀국설이 돌기는 했지만 "싱 대사가 내년 초까지 한국에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지인들에게) 말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왕이 외교부장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진 전 외교부 장관 등에게 직접 싱 대사에 대한 신뢰를 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갑작스럽게 통보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사유는 모르지만, 싱 대사와 한국 고위 당국자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 점이 고려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선된 한중관계와 고위급 교류 필요성을 고려해 급히 교체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싱 대사는 임기 동안 각종 돌출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의 일방적 외교 노선에 대한 국내 비판을 "한국 언론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지난해 6월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베팅'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특히 싱 대사의 '베팅' 발언은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싱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대통령실은 "적절한 조치를 기다리겠다"며 사실상 대사 교체까지 요구했다. 물론 중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싱 대사와의 만남을 기피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에도 싱 대사 기피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싱 대사 귀국 이후엔 당분간 팡쿤 주한중국대사관 공사가 대사대리를 맡을 전망이다. 후임으로는 주한중국대사관 부대사(공사참사관)를 지냈던 천하이 주미얀마 대사 등이 거론된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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