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 통신 새 승부수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생성 인공지능(AI) ‘익시젠(ixi-GEN)’을 25일 출시했다. 탈(脫) 통신 해법으로 통신 3사 모두 ‘AI 대전환’을 꺼내든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자강(自強)’에 힘을 쏟고 있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 기반으로 개발된 소형언어모델(sLLM)이다. 엑사원에 LG유플러스가 가진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켜 완성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익시젠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88억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이-3 미니(38억개), 메타의 라마3(80억개)보다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회사가 밝힌 익시젠의 강점은 가벼움과 속도, 높은 보안성이다. 회사 관계자는 “성능은 유지하면서, 적용은 쉬운 최적의 효율을 찾아 경제적인 생성 AI 기반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익시젠을 도입하려는 외부 기업이 각자 필요한 특정 산업 지식을 맞춤형으로 손쉽게 학습시킬 수 있게 미세조정(파인튜닝) 시간도 대폭 줄였다. 민감한 데이터를 취급하는 공공·금융·제조 분야 기업 등에서 데이터의 외부 유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에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나 상품을 추천해주는 ‘챗 에이전트’, 매장에서 상담이나 지원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매장 어드바이저’ 등 8개 자사 AI 서비스에 익시젠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익시젠을 통해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사업도 확장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업 AI 업무 에이전트에 익시젠을 적용하면 단순 문의에 보다 빨리 응대 가능하며 불필요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업인 통신사업에서 성장 정체에 직면한 통신 3사 모두 최근 AI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간 사업을 통해 쌓아온 통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이미 확보한 고객들에게 AI 서비스를 제공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기 때문. 지향점은 같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3사의 전략과 시장 공략 방식은 차이가 난다. LG전자 등 AI 기술 경쟁에 적극적인 회사들과 한 그룹에 있는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 AI로 기업-개인 간 거래(B2C)를 넘어 B2B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한다.
SK텔레콤은 AI 서비스(에이닷)도 만들었지만, 해외 통신사 및 빅테크와 협업을 통해 자사에 맞는 AI 서비스를 도입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도이치텔레콤(독일)·이앤(e&) 그룹(아랍에미리트)·소프트뱅크(일본) 등 글로벌 통신사가 모인 연합체인 ‘글로벌 텔코(Telco·통신사) AI 얼라이언스’를 만든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자체 개발 AI ‘믿음’을 선보인 KT는 동시에 M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KT 역시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회사로 방향성을 잡고, AI를 앞세운 B2B 사업 확장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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