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수처 수사 종료 전엔 ‘채상병 특검법’ 발의 안 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를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는 자신의 전날 발언과 관련해 “제가 당대표가 돼서 (채 상병) 특검법을 새로 발의하게 되면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전까지 저는 공수처 수사는 당연히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렇게 말하고, “그런데 저희가 지금 국민의 민심을 따르겠다는 어떤 정면돌파의 제안을 함에 있어서 그런 사족을 꼬리표처럼 붙이게 되면 국민들께서 뭐 ‘비슷한 거 아니야? 역시 마찬가지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실 것”이라며 “그런 얘기를 저는 붙일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될 경우 특검법 발의에 앞서 공수처 수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공수처 수사 종결 뒤에 발의하겠다’는 식의 조건을 달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는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미진할 경우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아 대표가 되면 ‘여야가 아닌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을 전제로한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도 “야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건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경기”라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특검법에 거듭 반대 뜻을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당대표 경선 경쟁자인 나경원 의원이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지적한 것도 “저 정도의 합리적 대안 제시 없이 이 난국을 종결시키고 건설적인 주제로 정치를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순진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또 “조건을 달지 않고 합리적을 대안을 제시해 이 문제를 정면돌파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나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순진한 생각”이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그는 “(야당은) 이거(채 상병 특검법) 받고 나면 그 다음에 또 이거 받아라, 저거 받아라 계속 할 거다. 그러면 특검 정국으로 계속 굴러간다”며 “그래서 정치 역시 좀 오래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계시기에 채 상병 특검법을 반대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조국혁신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은 어떻게 해야 되냐. 조국혁신당이 국민적 불신을 이유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도 받아들여야 하냐”고 적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오직 한겨레에서 볼 수 있는 보석같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