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린 네 홀 연장 승부... 박현경, 시즌 2승 “이제 안울어” 활짝

박현경이 23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4라운드에서 윤이나, 박지영과 4차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KLPGT

박현경(24)이 윤이나(21)와 연장 4차전 혈투를 벌인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은 23일 경기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652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 최종 4라운드를 3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인 박현경은 이날 버디 8개, 보기 3개로 무섭게 타수를 줄인 윤이나와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 동타로 경기를 마쳤다.

박현경이 23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4라운드에서 윤이나, 박지영과 4차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KLPGT

윤이나는 4라운드 경기 중 단독 선두로 올라서 한동안 자리를 지켰으나, 15번홀(파4)과 17번홀(파4) 보기로 박현경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한 채 먼저 4라운드를 마치고 대기했다. 박현경은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487야드)에서 1.6m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우승을 확정짓지 못하고 연장에 끌려갔다. 18번홀 버디를 잡은 박지영(28)도 연장에 합류했다.

연장전은 1~4차전 모두 18번홀에서 열렸다. 연장 1차전에선 세 선수 모두 어프로치샷을 홀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았다. 2차전에선 세 선수 모두 투 퍼트로 파를 기록했다. 핀 위치를 옮겨 치른 3차전에서 파를 기록한 박지영이 먼저 탈락했다.

연장 4차전에서 박현경은 윤이나와 단둘이 맞붙었다. 인기 스타 맞대결에 열성팬들 응원전도 뜨거웠다. 박현경의 티샷(224.9야드)은 장타자 윤이나의 티샷(263.6야드)보다 거의 40야드나 짧았다. 그러나 박현경은 세컨드샷이 여러 번 튀어 그린에 올라가면서 투온에 성공했다. 윤이나의 세컨드샷은 그린 프린지에 멈췄다.

윤이나가 23일 경기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4라운드 3번홀에서 그린을 읽고 있다. /KLPGT

박현경은 13.3m 거리에서 이글 퍼트를 해 홀 27cm에 바짝 붙였다. 거의 들어가는 듯 했던 윤이나의 4m 버디 퍼트는 홀을 돌아 나와 탄식이 터졌다. 우승을 확정한 박현경은 상금 2억5200만원을 받았다. 투어 통산 6번째, 올 시즌 2번째 우승이다.

박현경은 “오늘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쳐 불안했지만 반대로 중장거리 퍼트 도움을 많이 받아 흐름을 뺏기지 않았다”며 “같이 연장전을 치른 선수 중 내가 비거리가 가장 짧았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캐디를 맡아주신 아버지가 오늘 9번홀 경기 도중 ‘너무 걱정 마라. 좋은 일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의아했는데 좋은 기운을 가져다준 것 같다”며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번 대회에서는 컨디션을 올리는 데 집중하다 보니 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투어 복귀 이후 첫 우승을 노린 윤이나는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다.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대담한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크게 주목받았던 그는 그해 7월 투어 첫 우승(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을 달성했지만, 한국여자오픈 경기 도중 오구 플레이를 하고도 뒤늦게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3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징계 기간이 절반으로 감경되면서 지난 4월부터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왔다. 1년 9개월 만에 복귀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준우승이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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