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한동훈·원희룡 23일 출마 선언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병화, 송의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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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명은 기자 =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한동훈·원희룡·나경원·윤상현 4파전으로 전개되면서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따라붙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한 축에 두고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4인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당내 역학관계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10 총선 참패 책임론과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이번 당권 경쟁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로 보고 있다.
총선 책임론을 두고선 나·윤 의원이 한 전 비대위원장을 거세게 공격하는 모양새다. 나 의원은 23일 출마의 변에서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판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관둔 지 두 달 만에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의원도 앞서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치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이철규 의원보다 10배, 100배는 책임져야 할 분이 한 전 위원장"이라고 꼬집었다. 원 전 장관의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은 인천 계양을 '명룡대전'의 패자라는 점을 의식한 듯 이날 "저와 당이 부족한 탓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당정관계 설정에 있어선 주자 간 온도차가 드러난다. 다만, '용산 불화설'의 주인공인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당정관계가 불해질 수 있다는 점을 나머지 3명의 주자는 강조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며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당정동행, 밀어주고 끌어주며 같이 갈 것"이라고 했고, 원 전 장관은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는데,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때로는 대통령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당정관계에서 더 깊이 들어가 '윤심'을 두고선 원 전 장관이 공격 대상으로 떠오른다. 이번 당대표 경선을 '1대 3' 구도로만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원 전 장관이 뒤늦게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자 그가 용산과 사전 교감을 갖고 '친윤 깃발'을 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나 의원은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초선들이 연판장을 돌린 사건을 언급했고, 이날 출마 선언에서도 "줄 세우는 정치, 줄 서는 정치는 제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원 전 장관을 향해 "윤심에 기대 나왔다면 시대착오적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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