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차량 침수됐는데 車보험 보상 거부된 이유는

서울 종로구의 한 도로를 지나는 차량이 물 웅덩이를 지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뉴스1

A씨는 비가 오는 날 야외에 주차를 했다 침수 피해를 입었다. 차량 선루프를 통해 빗물이 흘러들어온 것. A씨는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차량단독사고 보장’ 특약에 따라 침수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조사 결과 선루프 배수로가 이물질로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차량단독사고 보장 특약은 기계적 결함에 따른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트렁크·선루프·엔진룸의 배수구 막힘 등 차량의 기계적 결함으로 인한 침수는 자동차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소비자 유의사항을 23일 안내했다. 선루프나 차량 문을 개방해 빗물이 들어간 것 역시 침수로 인정받지 못한다. 자동차보험에서 말하는 침수는 흐르거나 고여있는 물, 역류하는 물, 범람하는 물, 해수 등에 자동차가 빠지거나 잠기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자동차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수입이 감소했을 때는 보험사에 휴업손해를 청구할 수 있다. 소득금액증명원을 비롯해 급여 공제 확인원, 연·월차 사용확인원 등을 제출하면 된다. 주부 등 가사종사자는 일용근로자 임금을 기준으로 휴업손해를 인정받는다.

자동차 사고로 정비업체에 차량을 입고했을 때 발생하는 대차료(렌트비)에 대한 보상은 25일 이내로만 한정된다. 정비업체의 부당한 수리·출고 지연으로 대차 기간이 길어져도 마찬가지다. 실제 정비작업시간이 1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30일, 차량의 전부손해가 인정돼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10일만 인정된다.

신차 구매 직후 발생한 사고로 차량 시세가 하락했다면 자동차보험의 시세하락손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조건은 출고 후 5년 이하인 차량의 수리비가 당시 중고차 시세의 20%를 초과할 경우다. 다만 금감원은 “시세하락손해와 관련해 법원에 소송이 제기됐을 경우 법원 판결은 약관과 달리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 주행 중 가드레일이나 나무 등을 들이받은 경우에는 ‘자기차량손해’로 보상받을 수 없다. 자기차량손해에서 손해는 가입자의 차량이 다른 자동차와의 충돌·접촉해 발생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아닌 물체와의 충돌·접촉까지 보상받으려면 ‘차량단독사고 보장’ 특약에 가입해야 한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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