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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3 (화)

“경외심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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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2019년 1월 어느 날,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동생의 아내였다.

“최대한 빨리 이쪽으로 와주실래요?”

대커 켈트너와 장장 55년의 세월을 함께한 동생 롤프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고, 그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온 가족이 모였다.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가고 있는 동생을 지켜보며 대커 켈트너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롤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 기분은 어떨까? 죽는다는 것이 동생에겐 무슨 의미일까?’

곧이어 마음속 목소리가 말했다.

"내가 경외심을 느끼고 있구나."

이 책 '경외심'은 우리가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여덟 가지 경이의 순간을 보여준다.

15년 이상 경외심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온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가 경외심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의 도덕적·영적·미적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우리는 협력하고 공동체를 꾸리고 공유된 정체감을 강화하는 문화를 창조하는 능력 덕분에 지금껏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 모든 행동은 바로 경외심에 의해 촉발되고 확장된다.

"경외심은 물질주의, 돈, 소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처럼 세속적인 세계와는 분리된, 세속적인 것들을 뛰어넘는 영역에서 일어난다."

대커 켈트너는 이 책에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경외심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선보인다. 경외심이 다양한 사회와 역사와 문화 속에서, 개인의 삶 속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우리 뇌와 신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일상 속 경외심의 경험을 쌓음으로써 어떻게 인간 본성 가운데 가장 인도적 측면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지 밝혀낸다.

"왜 경외심인가? 멀게는 아주 오래전 인류가 고도로 사회적인 포유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경외심과 유사한 행동 패턴을 통해 타인과 협력한 개체들이 위협이나 미지의 대상과 맞닥뜨렸을 때 무사히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또 가깝게는 경외심이 우리 몸을 더 건강하게 해주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 기쁨을 느끼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공동체를 형성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21쪽)

거대한 자연 앞에서 소름 돋아본 적 있는가? 아이가 태어나며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껴본 적 있는가? 공연장에서 관객과 하나 되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집단 열광에 빠져본 적 있는가? 수백 년 된 예술 작품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경이에 휘감겨본 적 있는가?

이러한 감정들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가 바로 ‘경외심’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신비를 마주했을 때 경험하는 정서다.

이 책이 묻는다. “당신이 알던 세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신비를 마주하고 경외심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나요?”

"어느 날 밤, 스필버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재우쳐 차에 태웠다. 부자는 들판에 도착해 담요를 깔고 누웠다. 유성우가 하늘을 온통 휩쓸고 지나갔다. 스필버그는 그 빛, 수많은 별들, 광활한 밤하늘,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별빛이 만들어내는, 경외심을 자아내는 패턴들을 똑바로 응시하기도 하고 시야 가장자리로 스치듯 보기도 하며 다양하게 관찰했던 순간을 떠올렸다.이것이 바로 '이티'와 '미지와의 조우'를 통해 그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삶의 경이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가져다달라고 부탁하며, 그는 자신이 지금도 여전히 영화를 감상하고 또 다른 이들을 위해 만드는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경외심 안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니까요.” (286쪽)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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