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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김경율 누가 데려왔나”… 與, 한동훈 둘러싸고 뜬금없는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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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사이드]

조선일보

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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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당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국민의힘에서 ‘김경율을 누가 영입했느냐’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씨는 지난 4·10 총선을 치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었다. 그런데 친윤계 핵심 인사가 최근 김씨가 한 전 위원장의 조언자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고, 이에 한 전 위원장 주변 인사들이 “김씨에게 먼저 영입 제안을 한 쪽은 친윤 핵심부”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김씨는 친야 성향의 참여연대에서 오래 활동했었고 비대위원 시절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비판해 친윤 핵심부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공방이 당권(黨權) 경쟁을 둘러싼 정파 싸움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경율씨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한동훈 비대위’에 비대위원으로 합류하면서 국민의힘에 처음으로 몸을 담았다. 공인회계사인 그는 2019년 9월 ‘조국 사태’ 때 21년간 몸담은 참여연대를 탈퇴했다. 그는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거나 그의 비위에 침묵하는 좌파 진영 일각의 행태를 공개 비판했다. 이후 2022년 대선 때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런데 총선 후 두 달이 흐른 시점에서 뜬금없이 김씨를 누가 영입했느냐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공방이 불거졌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이 지난 17일 KBS라디오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 정무 조언 그룹에 김경율·진중권·신지호 등이 포함됐다’는 한 매체 기사를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이 의원은 “전통적 지지자들이 볼 때 우리와 함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한 전 위원장 주변을 에워싸고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까 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정의당 당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고, 신지호 전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1990년대 초반 우파로 전향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기사는 지난 14일 밤 인터넷판으로 보도됐다가 “사실과 다르다”는 한 전 위원장 측 항의에 한 시간여 만에 삭제됐다. 그런데 이 의원이 사흘 뒤 이 기사를 거론하고 나오자, 기사에 언급된 인사들은 “한 전 위원장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비윤계 일부에선 김씨가 지난 총선 캠페인 때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강하게 비판한 점을 부각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것이란 반발도 나왔다. 신 전 의원은 오히려 “김경율 영입 작업을 했던 사람은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이 의원 아니었느냐”고 했다. 진 교수도 이 의원을 향해 “경고하는데 들어오려면 맞다이(맞상대)로 들어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인재영입위 부위원장을 맡은 조정훈 의원이 김경율씨를 한번 만났지만 (영입 제안에 대한) 거절 의사를 듣고 보고하지 않아 나는 접촉한 사실을 몰랐었다”면서 “김씨는 한 전 위원장이 영입해 비대위원이 된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작년 11월 ‘이철규 인재영입위’로부터 인재영입위원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면서 “저는 한 전 위원장의 측근도 아닐뿐더러 최근에는 교류도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로부터 직접 선거대책위원장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공방을 두고 당대표 선거에서 80%가 반영되는 ‘당심(黨心)’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 전 위원장 측은 당대표 선거 캠프로 쓸 사무실을 국회 인근에 구했고 23일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 격으로 나설 최고위원 후보군으로는 장동혁·박정훈 의원이 거론된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은 친윤·비윤·반윤 또는 친한·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고 했다. 나 의원 경선 캠프가 꾸려지면 총괄 선대위원장은 6선의 조경태 의원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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