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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5 (월)

‘난 국정원 출신’…국회서 얼굴 가리다 쫓겨난 진화위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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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관부처 업무보고를 위해 참석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이옥남 상임위원(왼쪽)과 황인수 조사1국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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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수 국장은 마스크와 안경을 벗을 것을 명합니다.”(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



“양해 바랍니다.”(황인수 진실화해위 조사1국장)



당혹스런 코미디였다. 국회에 나와 본인의 얼굴을 꽁꽁 가린 마스크와 안경을 벗으라는 요구를 거부하며 궤변을 늘어놓던 황인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조사1국장이 국회 업무보고 답변 도중 퇴거 조치당했다. 이옥남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은 합당한 근거 없이 황인수 국장을 두둔하다가 빈축을 샀다. 황 국장은 국가정보원 대공 수사 3급 간부 출신으로, 진실화해위 전체위원회에서도 늘 마스크와 안경으로 얼굴을 가려 논란이 돼왔다.



19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관 부처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황인수 조사1국장은 신정훈 위원장이 “개인적 사유로 국회에서 마스크와 안경을 벗지 않는 건 법적 근거가 없다. 마스크와 안경을 벗을 것을 명한다”는 요구를 거듭 거절했고, 신 위원장은 황 국장에게 “나가라”고 한 뒤 더는 진실화해위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국회 행안위는 진실화해위에 대한 기관경고를 검토하고, 7월2일 소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 김광동 위원장과 이옥남 상임위원, 황인수 조사1국장을 다시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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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7일 열린 진실화해위 전체위원회에서 보고하는 황인수 조사1국장. 그는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관부처 업무보고 자리에 안경과 마스크로 변장하고 나와 맨얼굴을 보이라는 의원들의 요구를 거절하다 결국 퇴거당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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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동은 폴란드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김광동 위원장을 대신해 진실화해위 업무보고를 한 이옥남 상임위원에게 김성회 의원이 질의한 데 이어 곧바로 황인수 조사1국장을 불러세우면서 시작됐다. 김성회 의원의 첫 질문에 황 국장이 두꺼운 안경과 마스크를 쓴 채 변장한 듯한 모습으로 답을 하자 신정훈 위원장이 “발언자는 마스크와 안경을 벗고 발언하라”고 요구했는데, 이에 황인수 국장은 “개인적 사유가 있어서 계속 착용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김성회 의원은 “본인이 국정원 출신이라 신분 노출에 대해 걱정을 하는 거냐”고 묻자 황 국장은 “저를 도와줬던 다른 분들을 위해서”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런 분이 이런 공개적 자리에서 의견을 밝히는 공무원을 하는 것은 모순이다. 본인이 아직도 요원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실화해위에서 부역자를 찾아내는 거냐”고 물었다.



이옥남 상임위원은 “조사1국장이 전직 직장에서 했던 업무의 특수성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고 황인수 조사1국장은 “의원님들 질문에 뭐든 답변할 수 있고 과거 직장 관련된 일을 양해해달라”고만 했다. 김성회 의원은 “마스크와 안경 착용 문제가 해결 안 되면 질문을 못 하겠다”고 했다.



황인수 국장이 계속 마스크와 안경을 안 벗자 신정훈 위원장은 “이건 마스크가 아니라 복면이다. 법적 근거를 상의하겠다”고 잠시 휴회했다. 이어 회의를 재개한 뒤 “국회법, 공무원법, 국정원법에 조사1국장이 본인 과거 신분 이유로 얼굴 가릴 근거가 없다”며 세 차례나 “마스크와 안경을 벗으라”고 명했다. 황 국장은 그때마다 거절했다. “지난 국감에도 마스크와 안경을 쓰고 나와 당연히 인정되는 줄 알았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황 국장은 지난해 10월13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바 있으나 김광동 위원장 뒷좌석에 앉아만 있었고 의원 질의를 받은 적은 없기 때문이다.



황인수 국장은 이후에도 “(국정원 수사 때 관여한) 한 사람의 생명과 관계가 있다”, “(진실화해위에) 입사하자마자 개인정보보호 요청서 제출했다”며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신정훈 위원장은 “상식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이해되지 않는 발언”이라며 “위원장으로서 황 국장에게 퇴거 명한다. 임무 수행하기에 부적격한 사람으로서 이 회의장에서 나가라”고 했다.



이해식 의원은 “국정원의 전신은 육군 방첩대(CIC)로 진실화해위 신청인들에게는 일종의 가해 기관인데 부적절한 사람이 그냥 임명됐다”고 말했다. 한병도 의원은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7월2일 업무보고를 받을 때 진실화해위 김광동 위원장, 이옥남 상임위원, 황인수 조사1국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신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한 의원은 황 국장의 피식피식 웃는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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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관 부처 업무보고에서 진실화해위 이옥남 상임위원과 황인수 조사1국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김성회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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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업무보고에서 이옥남 상임위원은 “지난해 11월28일 제67차 전체위원회에서 의결된 ‘함평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을 위원장이 재조사하라고 지시했는데 법적 근거가 뭐냐”고 김성회 의원이 묻자, “전체위 논의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이 ‘군경에 의한 희생사건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 담당자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을 뿐이고 재조사를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는 심의·의결을 완료하고 담당자를 바꿔 재조사를 한 건으로 위증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국회 행안위 업무보고는 상임위 구성 문제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출석한 가운데 진실화해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부들만 증인으로 나왔다.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소방청장 등 관계 공무원들은 나오지 않았다.



국정원 대공 수사 3급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채용 때부터 논란이 일었던 황인수 국장은 올해 1월 조사관들에게 보낸 ‘종북 척결’ 취지의 편지가 공개된 데 이어 3월에는 조사관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면담 자리에서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을 폄훼하는 발언을 지속해 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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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가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관부처 업무보고 전 제출한 출석간부 명단. 여기에는 황인수 국장의 얼굴이 드러난 사진을 썼다. 김성회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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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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