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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푸틴, 새벽2시 평양 도착···김정은 직접 공항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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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포옹 후 '아우루스' 함께 타고 이동

푸틴 '지각'에 "협상 우위 점하려는 것" 해석도

오늘 정상회담···단독산책하며 민감 현안 논의

어제 한중 외교안보대화···韓 "푸틴 방북 깊은 우려"

中 "한반도 정책 변함 없다···건설적 역할 할 것"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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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24년 만에 북한 땅을 밟았다.

크렘린궁은 이날 오전 2시가 넘은 시각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당초 푸틴 대통령은 18일 저녁 늦게 북한에 도착해 19일부터 주요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박2일 일정이 당일치기 일정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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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지각’한 것은 자국 일정을 챙기는 일정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오기 전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이 사하공화국을 찾은 것도 10년 만이어서 이곳에서 많은 일정을 소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과 시차가 없는 야쿠츠크 시각으로 오후 9∼10시가 넘어서야 전용기편으로 북한으로 향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인 일류신(IL)-96 항공기 3대는 각각 18일 오후 9시 34분, 오후 10시 35분, 오후 10시 54분에 야쿠츠크에서 이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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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방문임에도 푸틴 대통령이 새벽에 현지에 도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양국 간 공동문서 조문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푸틴 대통령이 현지 도착을 미룸으로써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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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며 환대했다. 지난해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후 9개월 만에 재회한 양 정상은 두 번 포옹하며 밀착을 과시했다. 타스 통신 등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이 탄 일류신(IL)-96 전용기는 19일 새벽 평양 순안 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푸틴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비행기 계단을 내려왔고, 그 앞에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김 위원장이 열중쉬어 자세로 기다리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인사를 나누는 듯 대화하며 두 차례 서로를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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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아우루스' 리무진 앞에서 서로 먼저 타라고 양보하는 듯 손짓을 했다. 결국 푸틴 대통령을 뒷좌석 오른쪽에, 김 위원장을 뒷좌석 왼쪽에 태운 리무진은 오토바이 여러 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떠났다.

아우루스는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으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것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탄 아우루스는 푸틴 대통령의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상 회담하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또 양측은 비공개 단독 산책을 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민감한 현안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러시아 측은 전했다. 이 때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군수 지원과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첨단 군사기술 이전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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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8일 서울에서는 첫 차관급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열렸다. 북러 정상회담에 따른 양국 밀착에 ‘맞불’을 놓는 성격의 회의다. 회담만 4시간 가까이 진행됐고 업무만찬이 추가로 2시간 가량 이어졌다. 외교부는 “한국이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 오물 풍선 살포 및 GPS 교란 등 일련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이루어지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번 방북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러북간 불법적 군사협력의 강화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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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러북간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한반도 긴장 조성은 중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만큼, 중측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우리측은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을 접견했다. 우리측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우려를 표명했고 중국은 러북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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