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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fn사설] 껑충 뛴 국가경쟁력, 정부 효율성은 되레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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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D 순위 역대 최고, 기업이 견인
높은 법인세율 등 경쟁력 갉아먹어


파이낸셜뉴스

IMD 국가경쟁력 한국 순위변화 추이./그래프=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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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적이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보다 8단계나 상승해 67개국 중 20위를 기록했는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30·50클럽) 이상인 7개국 중에선 미국에 이어 2위다. 인구 2000만명 이상 30개국 중에선 7위라고 한다.

IMD 국가경쟁력은 160여개 통계, 90여개 설문을 토대로 했다.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인지 볼 수 있는 지표이자 국가 전체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됐다. 이런 점에서 경쟁력이 크게 오른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IMD의 세부 평가에 따르면 매번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정부 효율성은 여전히 낮다. 순위를 보면 한 계단 더 내려갔고 이 흐름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나아지고 있는 분야와 뒤처진 영역의 실태를 분석해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경쟁력 상승에 기여한 것은 기업과 민간 영역이다. 기업 효율성 분야가 지난해 33위에서 올해 23위로 무려 10계단을 오르며 종합성적을 견인했다. 기업 생산성, 경영 관행, 금융, 노동, 가치관 등 5개 평가부문 골고루 순위가 올랐다. 인프라 분야도 16위에서 11위로 올랐다. 더디긴 하지만 정부의 노동·규제 개혁 의지가 어느 정도 평가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정부의 효율성인데 순위는 중간에도 못 미치는 39위다. 더욱이 이 순위는 4년째 하락세인데, 정부의 정책운용 역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조세정책이 가장 큰 문제다. 순위는 8계단이나 급락해 34위로 주저앉았다. 조세정책 순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이 클수록 하락한다. GDP 대비 소득세 부담은 35위에서 41위로 내려갔고, 법인세 부담은 48위에서 59위로 추락했다. 이는 거의 세계 꼴찌 수준이다.

세계 각국은 기업 유치를 위해 앞다퉈 법인세 인하를 단행했지만 우리만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경쟁력을 갉아먹었다. 실제로 한국 법인세 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바닥권이다. 최고세율은 24%로 OECD 평균인 21.2%보다 훨씬 높고, 과표 구간도 4단계로 복잡하다. 선진국의 과표 구간은 대부분 1~2단계다. 정부와 여당이 법인세율을 22%까지 내리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1%p 인하에 그쳤다.

현행 세법은 세계 최고 세율의 상속세 등 손봐야 할 대목이 한두 곳이 아니다. 글로벌 기준과 맞지 않는 제도를 뜯어고쳐야 경쟁력이 더 올라간다. 거대 의석의 야당이 힘을 보태지 않는 한 어려운 문제다. 불필요한 규제도 적극적으로 풀어 기업이 더 뛸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런 토대에서 투자유치, 세수 확대, 일자리 성과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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