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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만 버틴다… 韓·美 잇따른 악재에 한파 덮친 코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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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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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 국내 금융 당국이 현재 거래 중인 600여개의 가상자산에 대해 상장 유지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4% 내린 9229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9400만원대에 거래가 됐던 지난달 말과 비교해 1.8% 내린 수치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9800만원대로 반등한 후 최근 며칠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1개월 전과 비슷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은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해 한동안 급등했지만, 이달 들어선 7% 넘게 떨어졌다. 다른 주요 알트코인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며칠간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가총액 5위인 솔라나의 경우 지난 3월 22일 30만원을 뚫었지만, 이날 현재 19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에이다와 아발란체, 체인링크 등 시가총액 10조원이 넘는 여러 알트코인들은 올해 초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이 내렸다.

국내에서 발행돼 거래되는 ‘김치코인’의 가격 하락 폭은 더 컸다. 업비트에서 메디블록은 이달 들어서만 약 40% 급락했고, 보라 코인도 30% 떨어졌다. 샌드박스와 디센트럴랜드, 모스코인 등도 20%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에서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 차례 이상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연준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하고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만 낮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월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대규모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과거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줄었다. 그러나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사고파는 알트코인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후 매도 물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국내 금융 당국이 가상자산의 상장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도 국내에서 거래량이 많은 알트코인들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국내 29개 거래소에서 매매되는 600여개 코인에 대한 상장 유지 심사를 다음 달부터 진행한다. 심사 요건은 발행 주체의 신뢰성, 이용자 보호의 적정성, 기술 보안, 법규 준수 여부 등이다. 당국은 기준에 미달하는 코인에 대해서는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후 상장 폐지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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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특히 김치코인들의 상장 적정성 여부를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2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자전 거래로 시세를 조종해 총 105억원을 편취한 일당을 검거한 후 압수한 현금 뭉치. /서울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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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심사의 주요 타깃이 김치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가상자산에 비해 시세 조종이나 자전 거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해킹 위험 등에도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알트코인 거래 비중이 큰 국내 거래소인 빗썸에서는 지난달 마일벌스와 펠라즈, 에이피엠 코인 등 여러 종의 김치코인들이 하루 40% 넘게 급등했다가 며칠 후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20여개의 코인이 이번 심사에 따라 상폐 조치를 받을 것이라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당 글에서 언급된 토카막네트워크와 스트라이크, 알파쿼크 등은 최근 사흘 동안 가격이 30% 넘게 급락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상폐 코인 목록은 당국이나 거래소의 확인을 거치지 않은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당 코인들의 가격이 지금도 반등하지 못한 채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주목해 봐야 한다”면서 “당국의 심사에 따라 생각보다 많은 코인들이 상폐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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