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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중국에 잡힐라...15조원 들어가는 'K-조선 지원책'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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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정부와 12개 금융기관이 국내 조선사의 수주 경쟁력을 위해 선수금 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 발급액 15조를 더 풀기로 했다. 중소형 조선사는 그간 RG 한도 확대를 요구해왔지만 실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었다. 조선사들은 이번 지원책이 일시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소통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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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산업부-금융위원회의 조선업 RG 지원 협약식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 4층 메이플홀에서 개최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서명을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윤희성 수출입은행 회장, 장영진 무역보험공사 사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승열 하나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기동호 우리은행부행장,이석용 NH농협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고병일 광주은행장,손대진 부산은부행장,박승용 HD현대중공업사장을 포함한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등조선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2024.06.17 yym5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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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인 어제 5대 시중은행(KB국민 하나 신한 우리 NH농협은행)과 3개 지방은행(부산 경남 광주은행), 기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등 중형조선사에 대한 RG 공급 확대를 위한 'K-조선 수출금융 지원협약'을 체결했다.

◆RG 없인 수주도 없어…실적 악화까지 영향

중형 조선사에 선수금 환급보증을 발급해 총 1조 원 규모의 수주를 지원하고, 대형 조선사에는 올해 총 14조 원의 신규 RG 한도를 부여한다. 시중·지방은행이 모두 함께 중형 조선사 RG 발급에 참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조선업 침체로 인한 대규모 RG 손실을 경험한 이후 11년 만에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재개한 것이다.

RG는 선박 수주를 위한 일종의 보험이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중도 파산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을 받지 못하면 수주를 할 수 없는 구조다. 통상 발주처는 조선사에 선박 건조대금의 40%를 선수금으로 지급하게 돼 있다.

문제는 대형 조선사 대비 중소형 조선사가 받을 수 있는 RG양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대형 조선사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선박 가격이 과거보다 올랐기 때문에 RG 한도도 늘어나야 하는데 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2021년부터 조선업이 회복기에 들어가면서 주문은 들어오는데 배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곤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 조선산업 2023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RG 발급 한도 문제와 인력 부족에 의한 내부 문제 등으로 국내 중형 선박 수주량은 전년 대비 15.5%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적 악화는 곧 중소형 조선사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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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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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지속적인 지원 필요…정부가 적극 나서달라"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RG 발급이 중소형 조선사와 대형 조선사의 수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중은행의 참여로 인해 중소형 조선사의 금융 애로를 줄일 수 있는 물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중형 조선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중형 조선사의 RG 발급을 재개한 것은 11년 만"이라며 "그간 지방은행들이 만드는 대책 역시 정부의 강요 아닌 강요에 따른 일시적인 정책 느낌이 강했다. 이번 시중은행 참여와 정부 측의 의지가 일시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와 시중은행의 협조는 중국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비친다. 특히 중국이 적극 수주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탱커선 등은 중형 조선사가 주로 수주하는 선종과 유사하다. 중국은 국책은행이 자국 조선사에 건조비용 최대 80%까지 제작금융을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부는 비교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면이 지적돼 왔다.

그 결과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은 중국에 크게 밀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LNG선 수주 물량은 22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20척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중국의 LNG선 수주 물량(113만CGT, 13척)을 훨씬 뛰어넘었다. 한국은 17만CGT, 척수로는 2척을 수주하는 데 그쳐 수주점유율이 10%까지 떨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과거 조선업 침체로 중단됐던 시중은행의 중형 조선사 RG 발급이 재개된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조선사의 금융애로가 없도록 지원하고 업계와 지속 소통하여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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