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미셸 유럽연합 이사회 상임의장이 18일(현지시각) 새벽 유럽연합 정상들이 유럽연합 고위직 인선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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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 집단(교섭단체) ‘유럽국민당’(EPP)이 유럽연합(EU) 고위직 중 자신들의 지분 확대를 요구하면서 회원국들이 고위직 구성에 합의하지 못했다.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이 1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본부에서 모임을 갖고 집행위원장, 정상회의 상임의장,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유럽의회 의장 인선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밤 정상들이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논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오는 27~28일 열릴 정상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논의에 올라온 인선안은 유럽국민당의 대표 후보로 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연임하되,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사회당 쪽 인사인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전 총리에게 맡기는 내용이다. 유럽연합의 외교 정책을 총괄할 고위 외교안보 대표로는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추천됐다. 칼라스 총리는 중도 정치 집단에 속한 인물이다. 유럽의회 의장으로는 유럽국민당 쪽 인사인 로베르타 메촐라 현 의장 연임이 제안됐다.
27개 회원국 정상 중 13명이 유럽국민당에 참여하는 정당 출신이어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연임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국민당에 속하지 않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연임을 지지했다.
문제는 정상회의 상임의장직 때문에 발생했다고 정치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전했다. 유럽국민당은 상임의장의 임기를 현재의 5년에서 2년 6개월로 줄이고, 이 중 2년 6개월 동안은 자신들이 상임의장을 맡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회당 계열 정치 집단인 ‘사회민주동맹’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합의가 불발된 이후 각 정치 집단은 서로를 비난하고 나섰다.
유럽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는 부분적으로 유럽국민당의 오만 때문”이라며 “그들은 상임의장 임기를 2년 6개월로 줄이자고 요구함으로써 (사민당과의) 큰 인식 차이 문제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국민당이 이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해, 사태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유럽연합 지도부 구성 권한은 회원국 정상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있다. 이사회가 마련한 지도부 구성안은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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