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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화)

[르포]광주 동네병원 휴진 사과에도 시민들 "뭘 배운거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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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진료·수술 일정 미리 조정 큰 혼란 피해

평소보다 한산…약국·의료기기 업체도 발길 줄어

전남대·조선대병원 교수 30% 정도 휴진 동참

지자체·의사회 휴진 병원 명단 無…시민 혼란 가중

광주전남지역 의사 일부 서울 총궐기 대회 참석

노컷뉴스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이 현실화 된 18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박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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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와야지 어떡하겄소"

전남 나주에 사는 70대 김모씨는 심장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기 위해 18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을 찾았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담당 의사는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며 처방전을 받아 약을 탈 수 있다고 했지만 휴진으로 인해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김씨는 "병원 직원들에게 몇 번 물었지만 오늘은 안 될 거 같다고 해서 집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전남대병원은 평소보다 병원을 찾은 환자가 줄어 일부 병동은 한산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조선대병원 역시 진료나 수술 일정을 조정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평소보다 줄었다.

대학병원들이 환자 진료 일정을 당기거나 미루면서 다행히 큰 혼란은 초래되지 않았지만 휴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신경외과 관련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광주 북구에서 병원을 찾은 50대 한모씨는 "오늘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병원에 확인한 뒤 집을 나섰다"며 "오늘은 진료를 받아 다행이지만 다른 병원들처럼 휴진이 장기화되면 어디로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휴진…병원 입원 환자·보호자도 불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자녀의 치료를 위해 전북 군산에서 전남대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50대 이모 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 입장에서도 의사들이 휴진을 한다고 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라며 "별다른 일이 없으면 다행이지만 담당 의사가 안 보이면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광주 대학병원 인근 약국과 의료기기 업체에도 환자들의 발길이 줄었다. 전남대병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교수 30% 정도가 휴진한다고 들었는데 약국을 찾은 환자도 그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기기를 판매업체에서 일하는 60대 최모씨 역시 "전공의 사직 이후 환자수는 많이 줄었는데 오늘은 더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은 이날 진료가 예정돼 있던 교수 87명 중 30%에 육박하는 26명이 휴진에 동참했으며, 조선대병원도 교수 62명 중 30% 이상이 20여 명이 오전에 진료를 하지 않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오후 진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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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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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 동네병원 사과문에도 시민 따가운 시선 못피해

이날 오전 광주 서구 금호동의 한 내과의원 문 앞에 금일 휴진과 내일 정상 진료를 알리는 사과 안내문이 부착됐다.

같은 건물 외과의원을 찾은 환자들은 해당 병원의 휴진 사실에 대해 전해 듣고 최근 의료계 파업과 관련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인근에 사는 김영일(82)씨는 "환자를 보면서 일을 하려고 해야지 파업을 해서 환자를 안본다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의사들이 처음에 배울 때 무엇을 배웠느냐 환자를 돕기 위해서 배운 것 아니냐. 환자가 죽어가도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고 절대 반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시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의료계 집단휴진이 예고된 이날 광주 지역 동네병원 10곳 중 1곳 꼴로 휴진을 예고했으나 광주 서구 상무와 동구 학동 일대 동네병원 중 실제 문을 닫은 병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또 휴진을 한 병원의 경우도 스스로 '의대 증원 반발에 따른 휴진'이라고 밝히지 않는 이상 의사의 개인 사정인지, 의료 파업에 동참하는 차원의 휴진인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지자체·의사회 휴진 동참 의료기관 명단 비공개·파악 안해

광주시나 일선 구청은 휴진을 사전 신고한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광주시의사회도 휴진에 동참한 의원 명단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

각 일선 지자체 보건소에서 응급의료포털을 통해 지역 내 의료기관의 휴진 여부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이날처럼 변동성이 큰 경우에는 정확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고령층의 경우 인터넷 활용이 원활하지 않아 일반 시민이 동네병원의 휴진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는 방법은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하는 것뿐이다.

당연히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 사는 박순애(여·77)씨는 "병원을 자주 다니는데 나이 먹으면 병원 아니면 못 산다"며 "의사들이 너무 지나치다. 환자들을 위해서 일을 해야지 환자를 무시하면 되겠느냐. 너무나 잘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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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의 한 내과의원이 의료계 집단휴진일인 18일 휴진 안내문에 사과 문구를 넣었다.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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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의사 일부 서울 총궐기 대회 참석…광주서도 궐기대회 개최

광주전남지역 의사회 소속 일부 의사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총궐기 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며 서울에 가지 못하는 의사들은 이날 오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리는 지역 궐기대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이날 오전 9시 정부 지침에 따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개원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광주에서 휴진을 사전 신고한 의료기관은 전체 1053곳 중 123곳으로 11.78%으로 집계된 가운데 광주시 일선 5개 구청은 이들 의료기관이 실제 휴진을 했는지, 또 사전 신고 없이 휴진에 나선 의료기관은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병원들은 오전 또는 오후에 부분적으로 휴진하는 등 변칙적인 방법으로 파업에 참여한 경우도 있어 최종 휴진율은 오후 늦게 파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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