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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집단휴진 병원·개원의 참여 많지 않을듯…휴진의원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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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휴진 교수 소수일 것"…서울아산병원, 외래진료 '평시수준' 예상

지역 대학병원도 참여 많지 않을 듯…"사실상 진료 차질 없을 것"

개원가 휴진율, 수도권 1∼2%·일부 지역 10%대…일부 지역선 '휴진병원 불매운동'도

연합뉴스

진료 기다리는 환자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전국종합=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집단휴진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하루 앞두고 동네 의원부터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전운이 감돌고 있다.

'빅5'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교수들의 대규모 휴진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하며 정상 진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역의 대학병원도 비슷한 분위기지만, 현장에서는 의료공백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인 개원의들의 휴진 참여율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협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미미할 것으로 보지만, 의협은 '압도적인 지지'를 얘기하고 있다.

현재 의협은 정부를 향해 ▲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하고 사법처리 위협 중단 등 3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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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오늘부터 무기한 휴진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17일 서울대학교병원이 한산하다. 2024.6.17 nowwego@yna.co.kr


◇ '빅5'병원 "휴진교수 소수일 것"…서울아산병원 외래진료 예약 '평시' 수준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소속된 일부 교수들은 18일로 예정된 의협의 집단휴진에 '의협 회원' 자격으로 개별 참여할 전망이다.

이날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에 이어 빅5 병원 교수 대부분이 의협의 결정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으나, 각 병원은 실질적으로 휴진하고 진료를 중단하는 교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오는 18일 예약된 외래진료 환자가 약 1만2천명으로 평시와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 하루 외래환자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에 1만4천명에 달했다가 전공의 사직 후 1만1천∼1만2천명으로 소폭 감소했는데, 18일에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윤승규 병원장이 지난주 진료과장 등에게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 병원이 오는 18일에 공식적으로 휴진하는 일은 없다고 공지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일부 교수들이 하루 연차를 쓰면서 의협의 전면 휴진에 동참할 수는 있겠으나, 소수인 것으로 안다"며 "병원은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다른 대학병원들도 교수들이 대규모로 휴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개별적으로 휴진하더라도 중증·응급 환자 등에 대한 진료는 유지해 환자 불편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공식 홈페이지에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정상 진료합니다라는 이미지를 내걸며 환자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도 휴진을 계획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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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세브란스병원은 정상진료합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 지역 대학병원도 참여도 높지 않아…전남대병원은 30% 참여

대전·충남 지역 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일부 휴가를 내며 휴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충남대병원은 전체 263여명의 의사 가운데 46명이 휴가를 냈다.

내일 휴가를 낸 충남대병원 한 교수는 "외래 휴진과 수술 날짜를 일부 조정하고 내일 하루 휴가를 냈다"며 "휴가를 가지 않는 분들도 내일 수술과 외래를 미루고 휴진에 동참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대전성모병원은 의사 137명 중 6%인 9명이 휴가를 가겠다고 신청했다.

평소 휴가자가 10명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평상시와 차이가 없다는 게 병원 설명이다. 병원은 휴가를 낸 교수의 진료를 변경하거나, 다른 교수를 투입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건양대병원 역시 전문의 181명 중 10명이 휴가를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측은 "대부분 병가, 빙부상, 외래없음 등의 이유로 휴가를 냈으며, 평상 연차휴가자 수준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 단국대병원에선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 휴진 동참 논의가 있지만, 당장 18일에 실제 휴진과 진료 연기 등의 상황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 중 전남대병원은 평시 대비 약 30%가량 교수들이 진료 중단에 동참할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전남대병원은 전공의 이탈 이후 평일에 70~90명의 교수가 예약 외래환자를 진료해왔으나, 이 중 30%가량인 20~30명의 교수가 18일 예약된 환자 진료 일정을 연기했거나 휴가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대병원은 약 3개 진료과에서 예약환자 일정을 연기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에서는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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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의사 집단 휴진 현실화하나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근무 안한다는 교수 10여명뿐"…춘천성심병원은 참여도 높아

대구·경북에선 계명대동산병원에서 전체 교수의 30% 미만이 휴진할 예정이다. 경북대병원이나 동국대경주병원, 영남대의료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도 모두 정상 진료한다.

병원에 공식적인 휴진을 알린 교수가 소수에 그친다는 이야기도 있다.

울산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8일 전체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혔으나, 병원에 실제 휴진을 알린 교수는 많지 않다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오는 18일 근무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병원 측에 알린 교수는 10여 명에 그쳤다.

부산대병원은 교수 250여명 가운데 10% 미만이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하루에 교수의 3분의 1가량이 외래 진료를 본다"며 "외래가 없는 교수들이 항의 차원에서 휴진 신고를 했으며, 사실상 진료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수 170여명이 근무하는 동아대병원의 경우 외래 진료가 없는 교수만 휴진을 신고해 내일 모든 교수가 정상적으로 진료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은 오는 18일 근무하는 의대 교수 50여명 중 70%기 의료계의 집단 휴진에 동참해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관계자는 "70% 비율 가운데 일부는 개인 휴가를 쓰거나 학회에 가는 사람도 있고, 정말 휴진하는 사람도 있다"며 "휴가나 학회 참석의 경우 의료계 파업에 동참하는 차원인지 병원 측에서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고, 휴진을 통보한 교수 일부도 예약 환자는 보겠다고 밝혀 휴진 개념이 모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대병원도 교수들이 휴진에 찬성하는 의사를 밝혔을 뿐 실제 휴진하는 교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휴진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을 뿐 실제 휴진하겠다고 병원 측에 알리지는 않았다"며 "내일도 진료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릉아산병원도 현재까지 뚜렷한 휴진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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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곳곳 집단휴진 분위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개원가 휴진율, 지역별로 달라…일부 지역선 휴진 의원 '불매운동'

개원가 휴진율은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의사들은 사전에 신고하지 않고 휴진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 휴진 참여율은 당일이 돼야 알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개원가의 휴진 신고를 받아본 결과, 18일 진료를 쉬겠다고 한 곳은 총 3만6천371개 의료기관(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포함) 중 4.02%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등 수도권은 1∼2% 수준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10%를 넘긴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는 지역 전체 의료기관 1천53곳 중 11.78%가 진료를 쉬겠다고 신고서를 제출했고, 전남은 966곳 중 14.18%가 휴진 신고를 했다.

의협은 휴진을 하루 앞두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한편 국민들을 상대로 의료정상화를 위한 투쟁을 응원해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냈다.

의협은 호소문에서 "이번 휴진은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붕괴하는 걸 막기 위한 의료계의 몸부림"이라며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여론은 좋지 못하다.

이미 무기한 휴진이 시작된 서울대병원 교수들을 향한 환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가운데, 오는 18일 휴진하는 동네 병원의 정보를 공유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1.23명으로 전국에서 제일 적은 세종시의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휴진에 참여하는 동네 병원 정보를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세종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단 휴진에 동참한 의원은 무조건 불매운동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18일 휴진을 예고한 지역 관내 개원의들의 병원 정보를 공유하며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세종시민 한모(56)씨는 "환자들을 내팽개치는 의사가 누군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면서 "이런 마인드면 앞으로 그냥 계속 휴진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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