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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개인투자용 국채 20년물 결국 미달… “너무 긴 만기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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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용 국채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만기가 10년인 10년물은 수요가 있어 완판됐지만, 20년물은 당초 기획재정부의 목표보다도 안 팔렸다. 금리가 높지 않았던 데다 분리과세 세 혜택도 그렇게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만기 전에 현금화하면 적은 혜택마저도 토해내야 하는 구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년물 국채는 1000억원 모집에 3493억원이 청약됐으나, 20년물은 1000억원 모집에 768억원만 모이며 미달이 났다. 기재부는 20년물 국채 중 팔리지 않은 물량을 10년물로 전환해 재판매할 계획이다.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은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10년물의 경쟁률은 3.49대 1로, 청약을 했어도 청약금만큼 받지 못할 정도로 치열했다. 반면 20년물은 0.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을 했다면 모두 물량을 받아가게 됐다.

20년물에서 미달난 물량을 10년물로 전환할 예정임에 따라 10년물 경쟁률은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미달난 물량인 232억원(20년물)을 모두 10년물로 전환하더라도 10년물 청약자들이 모두 원하는 물량을 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10년물 초과 청약 금액이 2493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10년물은 모든 청약자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물량이 일괄적으로 배정되고, 잔여 물량은 청약액에 비례해 배정된다.

수익률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10년물을 1억원 매입했다면 만기 때 1억4370만원을 받는다. 연평균 수익률은 4.4%다. 20년물은 이보다 조금 높은 5.5%다. 20년물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만기 때 그 2배 이상인 2억780만원을 챙길 수 있다.

금리가 더 높았음에도 20년물의 인기가 낮았던 이유는 현금화가 불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가 일괄로 지급되는 형태다. 채권 투자의 이익은 채권 보유에 따른 이자와 만기 전 채권 매도에 따른 차익인데, 후자는 아예 누릴 수 없다. 20년물을 사면 자금이 2044년까지 묶이는 것이다.

매입한 지 1년이 지나면 중도환매를 신청해 만기 전에 현금화를 할 수 있긴 하나 그간 받은 혜택을 도로 토해내야 한다. 이번 개인투자용 국채의 혜택은 ▲매입액 2억원 미만의 이자소득은 종합소득이 아닌 14% 세율로 분리과세 ▲표면금리에 추가되는 가산금리(10년물은 0.15%, 20년물은 0.30%) ▲연 복리를 적용한 이자 등이다. 만기 전에 환매하면 국채 투자의 장점이 모두 사라져 만기를 길게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20년물보다 10년물을 선택한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시기라 앞으로도 현재 수준의 이자를 주는 채권이 나올지 알 수 없어 투자에 유리한 시기인 것은 맞다”면서도 “20년물은 만기가 너무 길어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달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매달 개인투자용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전용 계좌만 있으면 영업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청약할 수 있으며, 투자 금액은 최소 10만원, 연간 최대 1억원이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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