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들 “이재명·양문석, 언론 적대시하는 망발 사과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자 워크숍에서 양문석 당선인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 “검찰 출입 쓰레기”라고 칭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양문석 의원의 발언에 언론 현업단체들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며 반발했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는 17일 성명을 내어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연하게 언론을 적대시하는 상황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며 “언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언론 자유를 부정하는 망발로 규정하고 엄중히 사과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4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을 두고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며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완견’ 표현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양문석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검찰 출입 쓰레기들은 기레기도 아니고 애완견이라고 높여줘도 똥오줌 못 가리고 그냥 발작증세를 일으킨다”고 썼다.

지난 16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올린 글. 유튜브 채널 갈무리

언론현업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을 비판하며, 언론 자유를 누구보다 지지한다고 강조해온 민주당에서 드러낸 저급한 언론관이기에 더욱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을 적대적 언어로 모욕하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사례를 들었다. 김 위원은 지난 13일 상임위원회에서 “기레기들이 들어와서 쓰레기 기사를 써왔다”고 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지지자에게 언론 혐오를 부추기려는 데 어떤 의도가 있을지 짐작 못 하는 바는 아니나, 그런 행태가 궁극적으로 정치 혐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아울러 “다만 이번 사안을 계기로 우리 언론도 검찰 기소 전 단계에 수사기관에서 나온 정보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관점을 반영해 ‘유죄추정 보도’로 치우치지 않게 성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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