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나토 "핵무기 창고에서 꺼내 북·중·러에 직접적 메시지 줘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적들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내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핵무기를 창고에서 꺼내 실전 배치하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핵을 갖고 있는지 ‘핵 투명성’(nuclear transparency) 원칙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 "

1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발언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언급한 ‘적’은 러시아와 중국이다. 그는 이날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나토는 머지않은 미래에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핵무기를 보유한 두 개의 잠재적 적국과 마주보는 이전엔 없었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얼마나 많은 핵탄두가 실전 배치돼야 하고, 어떤 것이 보관고에 들어갸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작전상 세부 사항을 거론하진 않겠지만, 우리는 이런 문제를 상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유럽에 있는 (미국)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 폭탄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유럽 동맹국들은 나토의 핵 임무 수행을 위한 항공기를 현대화하고 있다”고도 공개했다.

중앙일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억제력 유지 위해선 핵 전력 확대, 투명한 공개 필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은 나토가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전력을 질적·양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핵무기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고 관련 훈련 등을 비밀에 부치던 과거와 달리 “핵 투명성은 우리가 핵 동맹이란 단도직입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나토 회원국 중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3개국이다. 핵무기 보유 규모와 실전 배치 비율은 기밀이지만 미국의 경우, 보유 핵탄두 3700발 중 1700발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은 보유 핵탄두 225개 중 40개를 실전 배치했을 것으로 매체는 추정했다.

미국은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튀르키예 등 5개국에도 1960년대에 개발된 항공폭탄인 B61 전술핵폭탄 20발씩을 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국들은 핵무기 투발을 위해 이중용도 항공기(DCA, Dual Capable Aircraft)를 따로 지정해 운용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이번 발언이 지난 13~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모인 서방 지도자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강하게 비판한 직후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인터뷰에서 중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현대 무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2030년께 1000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어 “나토의 목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이지만, 러시아·중국·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나토는 핵무기가 없는 세상은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는 핵 동맹으로 남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미국과 러시아의 전술핵.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미-유럽 뭉치고 국방 예산 늘려야"



유럽 각국이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냉전이 끝나고 긴장이 가라앉으면서 국방비를 줄였지만, 이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방어력을 높여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더 위험한 세상’에서는 북미와 유럽이 함께 뭉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만약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한다면 우리는 더욱 취약해질 것이고, 국방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무기 지원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중앙일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공격 핵추진잠수함(SSN) 093형.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제1당에 등극할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 조기총선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