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마이웨이 집단휴진'에…분노한 병원 노동자들 "환자 지켜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병원 노동자들 "집단이기주의 실현 위한 도구 돼서는 안 돼"

"집단휴진으로 환자 생명 위협받고 노동자 고용형태 악화될 것"

"의사 수 늘리면서 공공병원 자금난도 해결해야"

노컷뉴스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이 17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 등 의사들의 집단휴진 결의를 비판했다. 양형욱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에 돌입한 17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총파업' 예고일까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병원 노동자들이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초래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생명을 앗아가는 불법적인 집단휴진을 철회하라"고 외쳤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부터 교수들이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등에서 필수부서를 제외한 전체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하루 뒤인 18일은 의협이 전면휴진을 예고한 날이다.
노컷뉴스

서울대병원 교수 529명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 휴진 관련 집회가 열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노동조합 박찬경 위원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동조합은 더는 진료 예약일 변경 등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결코 의료계 종사자들의 노동이 특정 집단의 이기주의 실현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4월 30일, 첫 번째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 때도 의료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며 "원무팀 직원과 외래 간호사, PA 간호사 모두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노력했지만, 업무 과중에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노컷뉴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휴진에 들어간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노조 게시판에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하대병원노동조합 윤수미 수석부위원장은 "전공의 집단행동 후 4개월째 병원 노동자들은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겹게 버티는데, 이런 의사 집단의 행태의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병원 노동자에게는 업무 과중을 가져오고 환자들의 생명은 위협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만성질환자들은 제때 약을 먹어야 하고, 암 환자들은 한시라도 빨리 수술이나 치료를 받기 원한다. 만성심부전 환자들은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의사들은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한 비상식적인 집단휴진을 철회하고,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사명감을 가진 의사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집회에서 병원 노동자들은 의사 가운과 환자복, 간호사 복장을 직접 입고 의사들의 집단휴진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의사 가운을 입은 한 노동자는 '집단휴진'이라고 적힌 칼을 환자복과 간호사 복장을 한 노동자들에게 휘둘렀고, 칼을 본 노동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같은 날 다른 기자회견에서는 의사 수를 늘려 공공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공공병원의 자금난으로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병원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질적인 의사 부족 문제는 공공병원 기능을 약화하고 회복을 어렵게 하는 핵심 문제"라며 "중의료권 자체적으로 필수의료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250병상~350병상의 2차 민간병원 평균 수준인 전문의 55명을 확보해야 하지만, 인가병상수 기준 250병상~350병상 지방의료원 12개소의 전문의 수는 2023년도 말 기준 평균 30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노컷뉴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올바른 의료개혁과 공공병원 기능 회복 및 역량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공공병원 기능 회복과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의사 확보가 필수적이나, 의사 수급난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은 공공병원의 자금난을 더욱 심화하는 진퇴양난"이라며 "의사 인건비 부담으로 (병원) 자금난이 가중되는 것이 우리 노동자들의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병원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고 줄도산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재정을 투입하고, 공공병원의 기능이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