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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NYT "美진보, 바이든 패배 예감? 트럼프 집권 시 대책에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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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보 진영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전제로 서둘러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이거나 열세다. 이런 상황이 지속돼 결국 '트럼프 2.0' 시대가 오면 초강경 낙태·이민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보고 진보 성향의 주(州)정부와 단체가 일찌감치 대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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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오는 11월 열릴 예정인 가운데 미국 진보 진영이 트럼프 2.0 시대가 온다는 가정 하에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왼쪽)과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020년 9월 29일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첫 번째 대선 토론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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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워싱턴·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뉴욕·오리건 등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둔 5개 주는 먹는 낙태약인 미페프리스톤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낙태약 허가를 취소하거나 낙태약을 다른 주(州)로 배송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나온 조치다.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는 "워싱턴주에 사는 여성이 트럼프 재집권 기간에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의 미페프리스톤을 확보해 주 정부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의 유통 기한은 5∼6년이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서도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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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0일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알라모 여성클리닉에서 한 환자가 미페프리스톤을 손에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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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부기구(NGO)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불법 입국자 탄압 ▶낙태권 축소 ▶정치적 이유로 공무원 해고 ▶병력으로 시위 진압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ACLU는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엔 소송을 일으켜 '트럼프표' 정책을 저지하거나 시행을 늦출 계획이다. 특히 트럼프가 내란법을 근거로 민주당이 우세한 도시에 연방정부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내란법 관련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또 트럼프 정권이 세무조사로 압박할 것에 대비해 회계법인을 새롭게 고용했다.

NYT는 진보 진영의 이런 움직임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각 단체가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비하는 일은 대선 때마다 있었지만, 진보 단체들이 트럼프 2기를 대비하는 시기를 보면 과거보다 빠르고, 대비하는 범위도 유달리 넓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신문은 "바이든의 지지율이 낮고,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뒤처진다는 점 때문에 진보 진영이 대비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진보·중도 단체들이 '트럼프 2.0' 대비 계획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면, 바이든의 재선 전망에 확신이 없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NYT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에서 바이든의 흑인 유권자 지지율이 2020년 대선 때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 일간지 USA투데이가 서퍽대학교와 공동으로 지난 9~13일 두 개 주의 흑인 유권자 각 500명에게 문의해 이날 공개한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56.2%, 미시간에서 54.4%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2020년 대선보다 각각 20%포인트, 22%포인트 낮아진 결과다.



바이든, 트럼프 공격 광고에 690억원



수세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직격하는 광고에 이달 말까지 5000만 달러(약 69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바이든 캠프는 오는 27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첫 대선 TV 토론을 열흘 앞두고 이번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인격이 중요하다'는 제목이 달린 30초짜리 광고는 트럼프가 최근 '성추문 입막음 돈' 혐의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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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월 1일 위스콘신주 워케샤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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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4일 생일을 맞아 78세가 된 트럼프가 자신보다 고령인 바이든(81)의 인지 능력을 조롱하다 백악관 주치의 이름을 틀리게 언급해 체면을 구겼다.

1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액션 행사에서 바이든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바이든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를 것"이라면서 "바이든은 꼭 나처럼 인지력 시험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사 로니 존슨을 아느냐"고 반문한 뒤 "텍사스 출신 하원의원인 로니 존슨은 (내 재임 기간) 백악관 주치의였는데 그는 (당시) 내가 가장 건강한 대통령이라고 말했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실제 트럼프의 주치의 이름은 로니 존슨이 아니라 로니 잭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현지에선 "바이든에 대한 섣부른 공격이 잇단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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