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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197년 만에 日서 돌아온 신윤복 '고사인물도' 행방 묘연…도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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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누리집 '도난 국가유산 정보' 목록에 올라

시장서 거래 이뤄지면 적발 가능할 듯…"가치 매우 커"

뉴스1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혜원 신윤복의 '고사인물도'. 국가유산청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혜원(蕙園) 신윤복이 그린 '고사인물도' 한 점이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국가유산청은 지난 10일 '서울 개인소장 비지정 고사인물도(1점) 도난' 신고를 접수하고, 이를 누리집 내 '도난 국가유산 정보'에 올렸다고 밝혔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는 2019년 12월에서 2020년 1월쯤 신윤복의 고사인물도를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최근 이 사실을 종로구청에 신고했다.

연구소는 2020년 1월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고사인물도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고자의 부친이 숨지면서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연구소는 정황을 통해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가 없어 도난 의심자에게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소를 취하했다.

그러다 지난달 17일 국가유산청 출범식에 국가유산청 관계자를 만나 이런 사실을 전달했고, 국가유산청은 도난유산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종로구청)에 신고하면 국가유산청 누리집 내 '도난 국가유산 정보'에 게재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최소한 불법 거래는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난 사실을 확인하고 4년이 지나서야 '도난 국가유산' 목록에 오른 이유이다.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사인물도'는 조선 후기 화가인 신윤복이 1811년에 그린 그림으로 2008년에 개인이 일본의 수집가에게 구입해 일본에서 국내로 197년 만에 돌아온 그림이다.

'고사인물도'는 제갈량이 남만왕 맹획을 7번 놓아주고 7번 사로잡아 심복시켰다는 삼국지연의 칠총칠금 고사를 소재로 한 그림이다.

119.5x43㎝ 크기의 그림 우측 상단 화재 아래에는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 묵서가 있어 당시 그린 화가가 신윤복임을 밝히고 있다.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에 사자관으로 수행한 신윤복의 외가 피종정이 신윤복에게 부탁해 그려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고사인물도는 족자형태로 그림을 말아서 오동나무에 보관했다. 이 그림은 지난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에서 전시된 바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 그림은 신윤복이 그리고,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으로 가져갔다는 내용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 가치가 매우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 전문가 등은 작품을 도난당한 지 4년이 지났음을 고려하면, 작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시장에서 거래하지 않는 이상 이 그림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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