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줌 등 증상 초기에는 못 느껴
신장암 10~20%는 고혈압이 원인
저칼로리식과 채소·과일 먹으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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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 10위다. 조용해서 더 무서운 질병으로 꼽힌다. 초기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많은 데다 전이되면 치료 효과가 떨어져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만큼 위험 요인을 배제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매년 6월 셋째 주 목요일(6월 20일)은 국제신장암연합이 정한 ‘세계 신장암의 날’이다. 이날을 계기로 신장암의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조기 진단·치료에 나서고 예방에 도움되는 생활 습관을 실천하자.
콩팥으로 불리는 신장은 양쪽 갈비뼈 아래 후복막에 위치한 장기다. 주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산과 염기의 균형을 조절하고 체내 무기질 농도를 유지하며 혈압 안정과 적혈구 생산에 관여한다. 신장암은 정상적이지 않은 신장 세포가 자라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2021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신장암 유병자 수는 5만9583명으로 전체 암의 2.4%를 차지한다.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엔 50세 이하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 인자는 흡연이다. 흡연력이 있는 사람은 신장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의 1.5~2.5배다. 신장암의 10~20% 정도는 고혈압이 원인인 것으로 본다. 장기간 고혈압에 노출되면 신장의 모세혈관 다발인 사구체에 병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성장인자의 분비, 발암 물질에 대한 민감도가 변하면서 신장암이 발생한다. 또한 고칼로리 음식 섭취와 비만은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반면 저칼로리식과 과일·채소류 섭취는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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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증상 다 겪는 환자 전체의 10~15%
신장암의 5년 생존율은 병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암이 신장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라면 97.9%에 달한다. 암이 신장 주변 장기나 인접 조직, 림프샘을 침범했다면 81.4%, 암이 신장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장기에 전이된 경우라면 20.3%에 그친다. 문제는 초기에 병을 자각할 만한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신장은 복막 뒤쪽에 분리돼 있어 암이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이 꽤 진행되고 나서야 ▶옆구리 부위 통증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 ▶배에서 혹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을 느낀다. 이마저도 흔하지 않다. 3대 증상을 모두 겪은 환자는 전체의 10~15%에 불과하다. 암이 진행된 사람 중에선 고혈압이나 체중 감소, 발열, 빈혈, 근육량 감소, 식욕 감소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처럼 신장암은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건강 검진이나 타 질환으로 검사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려면 흡연력·비만·당뇨병 등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 장기간 혈액투석을 받는 사람, 신장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발생 위험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초음파 검사에서 비정상적인 모양의 혹이 관찰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통해 혹의 크기와 위치, 개수, 주변 장기와의 관계, 전이 여부를 정확하게 평가해 진단 내린다.
신장암이 신장 내 병변에만 머물러 있다면 수술에 나선다. 수술은 종양과 그 주변의 모든 조직을 제거하는 근치적 신절제술과 신장 종양 조직만 제거하는 부분 신절제술로 나눌 수 있다. 근치적 신절제술은 수술 후 해당 부위에 남는 신장 조직이 없어 신장 기능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반면에 부분 신절제술은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신장 부분을 많이 남길 수 있으므로 기능 보전에 좀 더 유리하다. 만성 신부전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이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다만 모두에게 가능한 수술법이 아니며 수술 후 남은 신장 조직에서의 재발 우려를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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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전이 관찰 위한 추적 검사 꼭 해야
진행성·전이성 신장암인 경우 수술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땐 수술을 진행해 신장암의 원발 병소를 제거함으로써 종양의 양을 줄이고, 추가적인 약물치료로 전이 병소 혹은 림프샘 병변을 없앤다. 약물치료로는 종양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항암 화학요법, 종양의 특정 유전자·단백질 혹은 종양의 성장에 관여하는 주변 인자만 골라 방해하고 파괴하는 표적 치료요법, 면역 체계를 통해 자연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 치료요법이 쓰인다.
신장암은 수술 후 재발이 1~2년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10~15년 이상 지나서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 장기 추적 검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신장암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금연하고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비만하거나 혈압·혈당 관리가 잘 안 돼도 발생률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건강 지표 관리 역시 필수다. 면역력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인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도움된다. 무엇보다 신장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적으로 복부 검진을 받아 조기에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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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유구한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참고 자료=『신장암의 약물·수술적 치료』(대한비뇨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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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 치료·관리법 팩트체크
1. 신장을 떼도 기능에 문제가 없나
근치적 신절제술을 시행한 경우라도 2개의 신장 중 1개만 제거한다. 남은 1개가 기대여명 내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주기적인 검진으로 신장 기능 저하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2. 약물치료 시 감염 관리가 필요한가
항암요법과 면역 치료를 시행할 경우 백혈구 수치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사람이 많은 곳으로 외출하는 것을 삼가고 음식과 물을 끓여 먹도록 한다. 백혈구 감소증이 있는 경우엔 외부 균보다 몸에서 정상적으로 상주하는 균이 감염을 더 많이 일으킬 수 있으니 개인위생을 청결하게 관리한다.
3. 권장 식이요법이 따로 있는가
수술 후엔 동물성 고지방 식품의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가급적 염분 섭취를 줄인다. 또한 암이 진행하거나 전이된 환자는 체중이 줄 수 있으므로 충분한 영양 섭취가 권장된다. 다만 대체 의약품이나 특정 식품을 먹고자 할 땐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한 후에 결정한다.
4. 운동할 때 유의할 점은 없는가
규칙적인 운동과 몸에 부담되지 않는 일상 활동은 회복과 치료에 도움된다. 적당한 움직임과 충분한 휴식은 환자에게 활력을 주고 식욕을 향상하며 회복 의지를 높인다. 다만 뼈에 전이된 경우 작은 충격에도 약해진 뼈가 부러질 수 있어 과격하거나 신체 접촉이 있는 운동은 피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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