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축구 그만" "점령군이냐"... 남은 7개 상임위, 우원식 결단의 시간

野 "17일 본회의 열자… 침대축구 그만"
與 "野, 점령군처럼 행동… 의총 재개"
20일 본회의 개최 결단 가능성도 거론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이 지난 10일 국회의장실에서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던 중 양당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틀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11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이제 남은 건 7개. 민주당은 17일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를 채우자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남은 7개는커녕 민주당이 단독 선출한 11개 상임위원장부터 '원상 복구'하라며 맞서고 있다.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다. 협상으로 해결이 안 되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키를 쥔다. 상임위원장 추가 선출로 원 구성을 매듭짓기 위한 우 의장의 결단이 임박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18개 상임위 중 11개만 운영하고 있다"며 "잠시 정차했던 국회는 17일 다시 정치 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 원 구성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상임위 보이콧' 중인 국민의힘을 향해선 '세비 반납' '침대 축구'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황정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침대 축구도 최소한 경기장에서 한다"며 "뛰지도 않는 선수에게 투입될 만큼 가벼운 혈세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하기 싫으면 세비라도 반납하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장기전을 준비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한 데 이어 의원들은 주말 사이 지역 여론을 수렴해 17일부터 '상임위 불참'과 '릴레이 의총'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왜 이렇게 국회 점령군처럼 행동하고 서두르는지 국민 앞에 그 의도를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타협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본회의 개최 권한은 우 의장에게 있다. 여야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일단 협상 추이에 달렸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우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협의를 하고 있고, 협의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과 국힘의힘이 서로 만나지 않고 있기에, 우 의장이 양쪽의 의견을 듣고 전달해 주는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실상 협상의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 의장이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국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원상 복구' 주장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17일 본회의' 개최도 모두 무리한 입장이라고 본다"며 "국회법에 적시된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다음 주에 본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가 개원해 이달 안에 대정부질문을 비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그에 앞서 남은 상임위원장을 모두 채우려면 물리적으로 20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선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