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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도급근로자도 최저임금 적용' 논의 첫 단추…최임위 '단골'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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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위, 도급근로자 적용 논의 않기로…"올해 심의 후 논의 가능"

최임위서 정식 논의는 처음…노동계 "적용 가능성 확인했다"

고용부 유권해석 도움될 듯…"논의 자체는 최임위서 가능해"

"국가와 최임위 모두 확대 적용 공감한 만큼 투쟁 계속할 것"

뉴시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6.13.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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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택배·배달기사 등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의 첫 단추를 끼웠다. 올해 심의에서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지만, 심의가 끝난 뒤 근거 자료를 제출하면 내년부터는 다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최임위에서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사용자 측의 업종별 구분적용 주장과 같은 '단골 손님'으로서 꾸준한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6일 최임위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최임위는 도급근로자에 대한 별도의 최저임금을 설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도급근로자'란 근로시간이 아닌 일의 성과에 따라 임금이 정해지는 근로자를 뜻하며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따라서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또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적용 대상도 아니다.

노사는 올해 최임위 첫 회의부터 끊임없이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노동계는 특고(특수고용)·플랫폼 등의 도급근로자들이 추후에 근로자성을 판정받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이들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적용 확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에 그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은 임금이 도급제나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해진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도급근로자에 대한 별도의 최저임금을 정할 권한은 최임위가 아닌 정부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도급근로자의 유형이 천차만별이라 최임위가 모든 요소를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사는 지난 4차 회의까지 이 같은 공방을 벌였고, 최저임금 적용 확대 문제를 최임위에서 논의할 수 있는지 그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내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도급근로자를 포함하지 않되, 심의가 끝난 뒤 보다 심층적인 자료를 제출하고 추후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올해 심의를 종료한 후 최저임금법 5조 3항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구체적 유형, 특성, 규모 등과 관련해 실태와 자료를 노동계에서 준비해 주시면 추후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근로자위원들 뿐 아니라 사용자위원들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이와 함께 최임위에 특별위원으로 참석하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근거 자료를 요청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특별위원 측은 요청에 따라 성실히 제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결정은 현재 관련 논의를 진행할 기초 근거 자료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지금 상황에서 당장 내년에 특고·플랫폼 종사자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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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 최저임금 보장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6.11. kkssmm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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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이 같은 결과에 아쉬워하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노동계는 "특고·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확대 적용이 최임위 논의 대상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올해 최임위에서 심의 대상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논의 및 심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최저임금 확대 적용 문제는 최임위에서 정식으로 논의된 바 없다. 지난해 최임위에서 노동계의 주장이 있었지만, 정식으로 심의 안건에 오르지 못했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써 최임위에서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내년 이후, 빠르면 심의가 끝나는 올해 하반기부터 논의될 가능성이 열렸다. 최임위 회의는 심의 기간 외에도 ▲고용노동부장관이 소집을 요구하는 경우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이 소집을 요구하는 경우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열릴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고용부의 유권해석도 노동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 특별위원인 김유진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11일 열린 3차 회의에서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확대 문제는 최임위에서 논의 자체는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밝혔다.

또 공익위원들은 노동계의 확대 적용 주장과 관련해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는 등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다만 이날 결정이 노동계에게 완벽한 호재는 아니다. 공익위원 측에서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는 제도개선의 이슈"라며 "우리 위원회가 아닌 실질적 권한을 갖는 국회, 경사노위 등에서 논의하길 권유한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올해에는 심의가 진행되지 않지만, 추후 적용 확대를 위해 여론을 모으고 투쟁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근로자위원인 박정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올해 최임위에서 특고·플랫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최임위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영계가 계속해서 주장한 업종별 구분적용과 같은 위상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최임위 모두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확대 적용에 공감한 만큼,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nnov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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