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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화)

"수사 중에도 학대"…동물 11마리 죽인 그놈, '반성' 없이 풀려났다?[댕댕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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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11마리 죽였지만…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찰 조사 중에도 동물 학대…피해자들 "반성 없었다"

'솜방망이 처벌' 지적에…대법원, 양형기준 만든다

'댕댕냥냥' 동물 세상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 숨쉬는 동물 이야기를 씁니다. 노여움(怒), 슬픔(哀)을 느낄 수 있고 기쁨(喜)과 즐거움(樂)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물들의 '희노애락' 코너인 '댕댕냥냥'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혹여나 공유하고 싶은 따뜻한 사연이나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의 얘기를 알고 계시다면 노컷뉴스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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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입양을 시도하며 거짓말 하던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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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호를 명목으로 데려온 11마리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법정에 선 20대 남성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24일 동물권행동 '카라'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형사1단독(이상엽 판사)은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면서도 "반성하는 태도가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종합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4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 4월 인터넷 반려동물 입양 플랫폼을 통해 데려온 강아지 5마리, 고양이 6마리를 모두 죽음에 이르게 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입양 과정에서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새로운 동물을 연이어 입양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또 입양한 반려동물의 안부를 묻는 보호자에게는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남성에게 피해를 당한 유기묘 구조 활동가 B씨는 CBS노컷뉴스에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고양이를 추가로 데려와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풀려난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아무 검정 없이 빠르게 읽어간 A씨의 반성문에선 본인의 손을 거쳐 죽어간 동물에 대한 미안함은 언급조차 없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또 "본인이 구조한 강아지나 고양이들이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까지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분들이 많다"며 "몇몇 분들은 스트레스로 건강까지 악화되어 입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항소심이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항소심이 열린다고 한들 결과가 달라질지 사실 많이 무기력해진 상태다. 더이상 우리나라 법을 믿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카라 윤성모 활동가는 "동물 학대 사건은 피해를 당한 동물이 고소를 할 수 없어 제3자에 의한 형사고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항소 역시 검사의 결정을 요청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항소요구서를 검사 측에 제출했다. 검사의 신속한 항소 결정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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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안고 있던 '진티즈'의 마지막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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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벌금형'→2심 '무죄'…동물 학대 처벌 수위 '들쭉날쭉' 왜?


동물보호법이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점차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지만 처벌 수위는 여전히 들쭉날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씨는 지난 2021년 길고양이에게 우산을 휘두르고, 놀란 고양이가 대피소로 달아나자 시설물을 우산으로 가격한 뒤 쫓아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위한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동물학대 행위인 '동물에 대하여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사람에 대한 폭행의 개념과 같이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지난 2022년 경기 화성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길고양이들을 무참하게 살해한 D씨는 징역 2년을 구형받았으나, 1심 재판부는 징역 8월을 선고했고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로 감형돼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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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씨가 고양이를 학대한 뒤 올린 인증 사진.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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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동물학대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이 선고된 사례는 단 한 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동물 번식농장에서 개 1243마리와 고양이 13마리 등 총 1256마리에 이르는 동물들을 한 마리당 처리비 1만원씩을 받고 데려와 굶겨 죽인 사건이다.

이처럼 '동물 학대' 범죄에 있어 처벌 수위의 편차가 큰 이유를 두고 법률 전문가는 '양형기준'의 부재를 꼽았다.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모임' 소속 한주현 변호사는 "양형기준이 없었던 게 지금의 (동물 학대 범죄에 관한) 일관되지 않는 처벌 수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에서 설정하는 양형기준이란 판사가 형을 선고함에 있어서 참고할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판사에 따라 형량의 차이가 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범죄 유형별로 지켜야 할 형량의 범위를 정해두는 것을 말한다.

양형기준은 '벌금을 선고할지, 아니면 징역형을 선고할지 혹은 집행유예를 선고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지만, 현재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해서는 아직 양형기준이 없다.

'솜방망이 처벌' 지적에…대법원, 양형 기준 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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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 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형위는 지난 17일 132차 전체 회의를 열고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설정 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형위는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의 생명권 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국민적 관심과 발생 사건수의 증가, 각계의 양형기준 신설 요청 등을 종합해 양형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형위는 동물학대 등 범죄 중 행위 유형, 피해정도, 법정형과 죄질 등을 고려해 범죄 설정대상을 선정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인정되고 발생빈도가 높은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범죄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범죄 △위 각 행위의 상습범에 대해 양형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지금까지 처벌이 강하지 않았던 다수의 사례들로 보아 약한 수위의 양형기준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며 "동물 학대 사건의 사회적인 의미와 시대 변화 등을 고려해 더 엄격한 양형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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