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안경비대, 15일부터 남중국해 영해 침범 용의 선박 선원 재판 없이 구금 권한 행사
지난달 4일(현지시간) 중국 해안경비대 경비정이 남중국해 분쟁지역 세컨스 토머스 암초 인근을 지나는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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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안경비대가 오는 15일부터 남중국해 영해를 침범한 혐의를 받는 선박을 재판 없이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은 "지역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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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해 침범 용의자 재판 없이 최대 60일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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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안경비대는 오는 15일부터 남중국해 영해를 침범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선박 선원을 재판 없이 최장 60일까지 구금할 권한을 갖게 된다.
SCMP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이 같은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8년 해안경비대를 행정부처에서 준군사조직인 무장경찰로 이관한 이후 경비대의 단속 권한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남중국해에서 스카버러 암초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분쟁 중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역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연안국 주권과 공해상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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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중국해 분쟁' 국제재판소 판결도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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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버러 암초는 남중국해 필리핀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2012년부터 중국이 점령 중이다. 이후 중국은 스카버러 암초를 기점으로 베트남 앞 파라셀 군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사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인공섬을 조성했다. 이 인공섬들을 기준으로 9개의 선을 그어 U 형태의 '구단선'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선에 들어오는 남중국해 해역은 모두 자국 영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들은 중국이 배타적경제구역(EEZ)을 침범한다며 반발했다.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서 "인공섬을 지어 영해를 늘리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이 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한 채 기존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2016년 '임시 특별조치'를 발표,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소형 선박에 한해 필리핀 측의 조업을 허용하고 암초 22km 밖에서 필리핀 측 군함, 경비정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필리핀 어선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모일 때마다 중국 측에서 부유물로 장벽을 세워 진입을 막았다는 것. 필리핀 어민들은 중국 때문에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스카버러 암초 인근 어선들에게 물자를 보급하려던 필리핀 수산청 선박을 향해 중국 해경선들이 물대포를 발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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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불리 구금하면 주변국 결집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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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남중국해 갈등이 상당히 고조된 터라 중국이 공격적으로 구금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콜린 고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구금 권한으로 인해) 갈등이 더욱 고조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먼저 방아쇠를 당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섣불리 구금 권한을 행사할 경우 주변국들이 중국에 맞서 결집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것.
지난달 6일(현지시간) 필리핀 라왁에서 미군, 필리핀 군이 연례 군사훈련 '발리카탄'에서 실탄사격훈련을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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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지화 상하이 자오퉁대학 부교수도 "중국이 분쟁지역에서 자국 법률 집행을 강행한다면 외교적 사고로 이어져 양국 관계가 파탄날 가능성이 있다"며 "분쟁지역에서 (구금) 법 집행에 적극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CMP는 중국 국영 CCTV 보도를 인용,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서 최신예 구축함 3척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중국 항모전단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 055형 구축함 3척이 한 곳에서 동시에 훈련을 실시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는 올해 미국, 필리핀 연례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이 사상 처음으로 필리핀 영해 바깥 남중국해 EEZ에서 실시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19일 간 진행된 이번 훈련에서 양국 군대는 대만과 스프래틀리 군도를 탈환하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4월 기사에서 발카탄 훈련에 일본 자위대도 공식 참가하는 방안이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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