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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김건희’ ‘대통령’ 없는 딱 세 문장…권익위 ‘명품백’ 종결 통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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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민권익위원회가 14일 참여연대에 보낸 신고사항 처리 결과 통지서 본문. 참여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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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을 신고한 참여연대에 ‘조사 종결’을 공식 통지했다. 단 세 문장이 적힌 한 쪽짜리 통지서를 보낸 건데, 참여연대는 “종결 사유를 전혀 알 수 없다”며 “결정문과 회의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14일 권익위로부터 김 여사 명품 수수 신고 신고사항 종결 처리 통지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이 ‘72초 브리핑’을 열고 사건 종결을 발표한지 나흘 만이다. 참여연대가 공개한 권익위 통지서를 보면, “‘공직자와 그 배우자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신고사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1항에 따라 ‘종결’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적혀 있다. 해당 시행령은 △신고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고 조사 중에 있는 경우 △법 위반 행위를 확인할 수 없는 등 조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권익위가 신고를 종결하고 그 사유를 통보한다는 내용이다.



신고가 종결된 이유는 사실상 전혀 알 수 없는 통지서에 참여연대는 즉각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보도자료를 내어 “통지서에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라는 단어조차 찾아볼 수 없다”며 “권익위가 지난 10일 브리핑,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던 (종결) 근거도 하나도 적혀 있지 않다. 이 통지서만으로는 종결 결정의 구체적 사유를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짚었다. 이어 “국민적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 권익위는 이 사건 처리 결정문과 권익위 전원위원회 회의록, 회의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권익위에 관련 결정문과 회의록, 회의자료 등을 정보공개 청구한 상태다. 장동엽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선임간사는 “구체적인 혐의가 있는데 신고자한테조차 아무런 근거를 적지 않은 통지서를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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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국제공항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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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김 여사가 지난해 6월 재미동포 통일운동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180만여원 상당의 명품 향수와 화장품을, 9월 300만원 상당의 크리스찬 디올 가방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와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등으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권익위는 지난 10일 처리 기한 90일을 훌쩍 넘긴 116일(업무일 기준)만에 종결처리하며 ‘공직자 배우자는 제재 규정이 없다’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 여부를 논의했으나 종결했다’는 내용의 설명만 내놓아 논란이 됐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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