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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국제에너지기구 “2030년까지 석유 공급 과잉 하루 800만 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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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유전 시설. 베이커스필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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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현지시각) 세계 석유 생산 능력이 수요를 계속 앞지르면서 2030년에는 하루 800만배럴 이상의 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외에는 보지 못하던 규모의 공급과잉이다.



이 기구는 이날 발표한 연례 중기 석유 수급 전망 보고서 ‘석유 2024’에서 바이오 연료를 포함한 세계 석유 수요가 2023년 하루 평균 1억200만배럴에서 2030년에는 1억600만배럴로 소폭 증가할 걸로 예상했다. 이는 전기차 보급이 늘고 중동에서 석유를 이용한 전력 생산이 주는데다가 석유에 의존하는 세계 경제 구조가 변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의 60%를 차지하던 중국의 수요가 연평균 6% 증가에서 4% 증가로 둔화함으로써 수요 증가 둔화를 이끌 걸로 분석했다.



반면, 석유 공급은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 석유업계의 투자 확대에 따라 2030년까지 하루 1억1400만배럴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공급 능력과 수요의 격차는 하루 800만배럴 이상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런 예측은 세계경제가 연 3%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는 걸 전제로 한 것이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세가 식어가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진전되며, 중국의 경제 구조 전환이 이뤄지면서 석유 수요 증가세가 꺾여 2030년에 수요가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앞으로 2020년대 내내 공급과잉이 이어질 것임을 보여준다”며 “에너지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맞춰 사업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석유 생산능력 확대는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 회원국보다는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업계의 생산능력은 2030년까지 하루 210만배럴 이상 늘고, 브라질·아르헨티나·캐나다·가이아나 등 북·남미 4개국의 생산능력도 하루 270만배럴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 석유 공급과잉이 심화함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오펙 플러스 회원국들의 국제 석유 가격 통제 능력도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에 따른 유가 하락 압박은 궁극적으로 미국 셰일 업계에 도전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혈암이라고 불리는 암석에서 석유를 채취하는 미국 셰일 업계는 시장 상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왔지만, 업계가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광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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