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정상적 무역 활동...방해 말라"
BMW·폭스바겐·벤츠 등도 우려 목소리
관영 매체 "정부, 보복 카드 얼마든지 있어"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 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독일 기업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보복 관세'를 시사하며 EU를 압박하고 있다.
12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고속 성장해 온 중국 전기차 산업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고, 중국산 전기차는 EU를 비롯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면서 “EU가 현재의 산업발전 단계에서 필연적인 무역현상을 장기적인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무역문제를 정치화하거나 무역구제 조치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관세 조치를 철회해) EU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이 훼손·왜곡되는 것을 피하고, 공정하고 비차별적이며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웨이라이(니오)는 이날 “우리는 관세 부과와 같은 방식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정상적인 무역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면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시장에서 장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흔들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니오는 유럽의 소비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서비스할 것이며 더 많은 국가의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와 폭스바겐, 벤츠 등 독일 완성차 기업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MW는 이날 성명을 통해 “EU의 관세 부과는 유럽 자동차 기업의 발전을 저해함은 물론 유럽의 자체적인 이익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폭스바겐은 "이번 결정이 유럽, 특히 독일 자동차 산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잠재적인 이익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보복 관세를 예고하며 EU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EU가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직후에도 프랑스산 브랜디 등 일부 유럽산 주류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1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관리들이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업계는 EU산 특정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계획 중이며 현재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또한 일부 중국 기업들은 당국에 EU의 유제품 수입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중국상회는 대형 배기량 엔진(2.5리터 이상)을 탑재한 수입차에 대해 임시 관세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도 EU 발표 직후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면서 보복 관세를 시사했다.
한편 EU는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최대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는 분석이다. 비야디(BYD)와 지리, 상하이자동차(SAIC)는 각각 17.4%, 20%, 38.1%의 개별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다만 프랑스와 스페인은 추가 관세를 지지하지만 독일·스웨덴·헝가리는 반대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의 관세 부과 결정이 뒤집히려면 이 3개 국가 외에 최소 11개 이상의 국가가 반대해야 한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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