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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출신이 뭣이 중헌디"..삼성 순혈주의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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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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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위기인데 언제 출신을 따지고 있겠습니까."
삼성 관계자는 순혈주의에 대해 묻자 기자에게 이 같이 답했다. 이재용 회장의 취임 이후 삼성의 순혈주의 타파 움직임이 거세다.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면서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AI 스마트폰 대전 앞두고 애플 출신 영입 '승부수'
파이낸셜뉴스

무바라크 아크바칵 전 애플 임원. 텍사스주립대 댈러스 캠퍼스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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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캐나다 토론토 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연구소의 컨트롤타워격인 북미 AI 센터를 신설하고 수장으로 전 애플 임원 출신인 무바라크 아크바칵을 잠정 선임했다.

애플에서 시리의 사업모델과 실행 전략을 만드는 업무를 담당한 아크바칵의 합류로 텍스트나 대화의 맥락을 인식해 상호작용이 가능한 멀티모달과 관련된 삼성의 연구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크바칵은 애플에서 근무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수석 과학자로 근무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음성 인식 및 검색 △언어 모델링 △대화 이해 △음성 추적 △방언 및 다국어 인식 등이다. 아크바칵은 이달 말 첫 출근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북미 AI센터 설립을 두고 애플과의 AI 전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시리에 챗GPT 최신 언어모델인 GPT-4o를 탑재하면서 AI 스마트폰 전쟁에 뛰어들면서 AI 역량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양사간 AI 관련 기술을 두고 치열한 기술·인적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 출신' 삼성 반도체 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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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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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으로 선임된 전영현 부회장도 외부 출신이다.

LG반도체 D램 개발팀에 근무하던 전 부회장은 IMF 사태로 LG반도체가 현대그룹에 인수되자, 2000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D램개발실장(2009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메모리사업부장 시절 전 부회장은 세계 최초로 20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미세 공정 개발을 성공시키며 삼성 '초격차'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2012년 연간 4조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임기 말인 2016년에는 13조원대까지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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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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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인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역시 LG반도체 출신으로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DB하이텍을 거쳐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사장에 승진했다.

'LG 최연소 임원'도 삼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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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람찬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비즈니스 전략기획팀 상무.뉴시스


LG전자 '최연소 임원'도 최근 삼성전자로 이직했다.

우람찬 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상무는 올 3월 LG전자를 퇴사한 후 지난달부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기획팀 상무로 근무 중이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엑시노스'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로 관련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 상무는 2014년 'G3' 등 전략 스마트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실적 등을 높이 평가받아 LG전자 임원 중 역대 최연소인 36세에 상무로 승진했다. 2004년 KAIST 최연소 박사 타이틀도 갖고 있다. 미국 반도체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첫 직장이다.

과거는 묻지 않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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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코 칸타토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PA팀 엔지니어. 미르코 엔지니어는 벨기에 소재 반도체 R&D센터인 IMEC 출신이다. 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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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텔·메타·퀄컴·램버스 등 다양한 해외 기술 기업에서 관련 인재를 영입했다.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웨스턴디지털에서 디렉터로 근무했던 박종민 상무는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담당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 담당임원으로 영입된 최원호 상무 역시 웨스턴디지털에서 선임 테크놀로지스트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램버스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했던 송택상 상무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 담당임원으로 최근 자리를 옮겼다.

인텔에서 디렉터로 근무했던 전희정 상무는 삼성전자 어드밴스트패키징(AVP) 사업팀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눈길을 끈다. 메타 출신 하드웨어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했던 하헌재 상무는 삼성리서치 시스템온칩(SoC) 아키텍처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DS부문에 재직 중인 A씨는 "동탄 사업장에서 농구를 하다보면 ASML, 도쿄일렉트릭(TEL) 등 다양한 회사의 로고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직원들을 볼 수 있다"면서 "임원급뿐 아니라 테크니컬리더(TL) 직급에서도 다양한 회사와 국적 출신의 인재가 수혈되고 있다"고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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