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0 (금)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휠체어 탄 루게릭 환자 "죽더라도 조폭 행동 의사에 의지 포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열린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주최 휴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

암·루게릭병 환자 등 중증질환자들이 서울대병원을 찾아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교수들에게 휴진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대한 고소·고발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휠체어를 탄 환자에게서는 "죽을 때 죽더라도 조직폭력배처럼 행동하는 의사 집단에게 더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겠다"라는 울분에 찬 말도 나왔습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폐암환우회등 6개 단체가 속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2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 회장은 휠체어에 탄 채로 대독자를 통해 정부에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의사집단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100일 넘게 지속된 의료공백, 중증·응급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사 집단행동의 결과로 골든타임을 놓친 많은 환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다"며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무정부주의를 주장한 의사집단을 더는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의사들의 행동은 조직폭력배와 같다"며 "죽을 때 죽더라도 학문과 도덕과 상식이 무너진 의사 집단에게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변인영 한국췌장암환우회 회장은 휴진을 결정한 교수들을 향해 "당신들이 지켜야 할,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죽어가고 있다"며 "4기 환자들을 호스피스로 내몰고 긴급한 시술을 2차병원으로 미루고 항암과 수술을 연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가도 참고 숨죽여 기다렸지만 그 결과는 교수님들의 전면 휴진이었고 동네 병원도 문을 닫겠다는 것이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아픈 걸 선택했나, 그저 살다 보니 병을 얻었는데 치료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부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식도암 4기 환자인 김성주 연합회 회장은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대형병원 교수들도 휴진을 선언할 분위기이고, 대한의사협회의 전면 휴진도 맞물려 중증질환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김성주 회장은 "서울의대 교수진은 환자 생명과 불법(행동한) 전공의 처벌 불가 요구 중 어느 것을 우선하나"라고 질타하며 "무엇이 중하고 덜 중한지를 따져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고, 환자·국민과 눈맞추고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환우들이 왜 의료법을 위반하고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들을 고소, 고발하지 않냐고 전화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고소·고발을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만약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얘기를 하면 (단체 차원에서) 검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회는 의사들에게 "집단 행동을 즉각 멈추고 정부, 환자단체, 의료계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는 한편 정부에는 "이번 의대 정원 증원이 필수·공공·지역의료로 이어질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환자 안전에 관한 법률을 제·개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성주 회장은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실효성이 없어 환자에게 도움 되지 못했다"며 "또다시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이 아무것도 못 하고 고통받지 않게 강제성과 (의사들의)책임, 처벌 규정이 포함된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환자들은 "사직한 교수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새로운 교수를 임용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것", "외국인 의사 제도를 적극 검토해 장기화된 환자 고통을 해소할 것"등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