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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극우 집권만은…" 위기의 마크롱 '중도 결집' 대국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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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공화-극우 국민연합 연대에 "악마의 거래"

좌파 진영 '인민 전선'에도 "극좌와 동맹" 성토

"2027년 대선 극우 집권 막아달라"…총선 패배시 사퇴 일축

연합뉴스

기자회견하는 마크롱
(파리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조기 총선 결정 이유와 집권 여당의 공약들을 발표하고 있다. 2024.06.12.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나는 2027년에 극우에게 권력의 열쇠를 내주고 싶지 않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국민연합(RN)에 참패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앞두고 '반(反)극단 결집'을 호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2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조기 총선에서 좌우 양극단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들이 집권당을 위시해 중도로 뭉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완벽하지 않고, 모든 것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다"며 반성하면서도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단을 거부하는 이들을 모아 중도 블록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회 민주주의자, 급진주의자, 환경주의자, 기독교 민주주의자, 드골주의자 등 극단주의에 공감하지 않는 시민과 정치 지도자가 결집해야 한다"며 집권당 르네상스 당도 현재 구성원이 아닌 인물이나 세력과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또 조기 총선 발표 이후 좌우 양 진영에서 활발해진 정당 간 합종연횡을 맹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선 우파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가 극우 RN과 연대하기로 한 결정을 "악마의 거래"라고 노골적으로 폄하한 뒤 "드골 장군,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의 유산에 몇 시간 만에 등을 돌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의회 선거가 끝난) 일요일 저녁부터 가면이 벗겨졌다"며 그간 표면적으로 RN과 선을 그어온 공화당 대표가 정치적 이득 앞에서 저의를 드러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또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함께 '인민 전선'을 구축하기로 한 사회당과 공산당, 녹색당을 향해서는 "반유대주의, 반의회주의, 그리고 기본적으로 공화국의 많은 가치와 사실상 단절된 극좌파와 동맹을 맺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들 동맹은 땜질식 처방으로 결코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 다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열변하는 마크롱
(파리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조기 총선 결정 이유와 집권 여당의 공약들을 발표하고 있다. 2024.06.12.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해산 결정을 비판하는 여론엔 각종 여론조사 수치를 거론하며 "프랑스인의 3분의 2가 해산을 원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프랑스 국민의 50%가 (좌우)극단에 투표한 다음 날 여러분 앞에 서서 '우리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면 여러분은 내게 뭐라고 했겠느냐. '이 사람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로 분노가 표출됐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이 아닌 '2027년 대선'에서 극우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기 총선에서 다수당 자리를 빼앗겨 RN 출신 총리에게 정부 운영권을 넘기는 게 2027년 대선에서 대통령 자리를 내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집권 경험이 없는 RN의 국정 운영 능력을 직접 보면 돌아설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을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집권 여당이 추진할 정책도 소개했다.

그는 "공화주의 가치 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안보 강화를 위한 불법 이민 축소, 세속주의(정교분리) 수호를 위한 대토론을 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 재정 안정, 생태 전환을 위한 신규 원자로 8기 건설 등의 계획도 내놨다.

총선 선거 결과에 대해선 "예단하지 않겠다"면서 총선에서 질 경우 사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터무니없다"며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공개된 피가로매거진과 인터뷰에서도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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