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 회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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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국 의사가 참여하는 집단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의사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휴진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개원의 참여율이 과거보다 높을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지만, 주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의대 교수들도 일단 동참하기로 했지만, 실제 진료현장을 떠나는 인원이 많을지는 미지수다.
의협이 집단 휴진을 선언한 다음날인 10일,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SNS에 “감옥은 제가 갑니다. 여러분은 쪽팔린 선배가 되지만 마십시오”라며 휴진에 참여를 독려했다. 이 게시물에 임현택 의협 회장도 “응원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의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무조건 참여해라. 참여하지 않는 병원·원장 신상은 까발린다” “파업 참여 못 하겠다는 것들은 동료로 볼 수 없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일단 참가하자” 등 결집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독려 분위기는 과거 총파업 당시 개원의들의 휴진율이 낮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의협 총파업 당시 3일간 이뤄진 2차 집단휴진 기간 동안 의원급 의료기관 휴진율은 첫째날 10.8%로 출발해 마지막날에는 6.5%에 불과했다. 좌훈정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2020년에 참여율이 낮았다고 하지만, 3일간 휴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하루이고, 4년 전과 달리 사전 투표를 통해 회원들 뜻을 모았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정 갈등 속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단체가 오는 18일 집단휴진을 앞둔 가운데 10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한 환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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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휴진이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는 개원의들의 실제 속내는 여전히 복잡한 모습이다. 한 내과 개원의 A씨는 “의협이 ‘이번엔 다르다’고 말하지만, 실제 참여율은 저조할 것”이라며 “개원의들은 돈벌이가 중요한 자영업자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우리 병원은 고령 만성질환 환자들이 많은데, 약 타러 오는 고령 환자들에게 일일이 휴진 안내를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 B씨는 “시도의사회 차원에서 독려는 하겠지만, 개원의들 사이에 ‘꼭 휴진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진 것은 아니다”라며 “휴진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아 ‘(휴진하면) 나만 손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휴진은 개원의보다는 교수님들이 중심에 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지금으로서 개원의가 얼마나 참여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진료 명령 등도 파업을 주저하게 하는 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개원의 파업보다 중요한 건 전공의 복귀인데, 정부가 복귀를 유도할 해결책을 찾기보다 파업을 강제로 막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원의보다 대형병원에서 중증·응급질환을 보는 의대 교수들의 참여율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의 참여율이 높다면 휴진의 파급력을 훨씬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교수 단체들은 의협의 단체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진료 현장에서 실제 참여가 어느 정도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의협에 앞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기로 한 서울대병원도 교수 비대위가 진행한 설문에서 전체 교수 1475명 중 750명만 응답했고, 이중 513명이 전체 휴진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오는 12일 총회를 열고 학교별 참여 여부를 논의한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의협의 행동 방침을 지지한다는 입장은 이미 정해졌다. 총회에서는 대학·병원마다 참여도가 어느 정도 될지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 20개 의대 교수가 모인 전국의대교수비대위(전의비)도 의협과 행동을 같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의비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도 의협 회원이니 18일 휴진에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며 “그와 별도로 서울대 비대위처럼 다른 의대들도 무기한 혹은 일주일 휴진 등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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