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검찰, 검찰로고 /사진=김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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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빌트인(특판가구) 입찰 과정에서 2조3000억원 규모 담합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이 지난 4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검찰이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0일 최 전 회장과 일부 무죄가 선고된 피고인 10명과 7개 법인에 대해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법원은 20명 피고인 중 19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최 전 회장에 대해서는 '담당자들의 담합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허용·승인했다는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하면서도 결국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담합이 경영진의 관여 없이 이뤄질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인 점, 최 전 회장이 수년간 대표이사로 근무하며 실제로 담합 관련 보고를 받은 문건이 확인된 점 등에 비춰 1심 법원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이 입찰공정성을 훼손하고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주거 안정과 관련된 아파트 분양가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 범행인 점을 고려했을 때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더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4일 건설산업기본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샘·한샘넥서스·넵스·에넥스·넥시스·우아미·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 등 8개 가구업체에 대해 각각 벌금형을 선고했다. 선고된 벌금 규모는 한샘·에넥스 각 2억원, 한샘넥서스·넵스·넥시스·우아미 각 1억5000만원, 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는 각 1억원이다.
최 전 회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결재한 일부 문서에 담합을 암시하는 단어와 문구가 있긴 하다"면서도 "회사 직원들이 최 전 회장이 입찰 담합을 알고 있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해 신빙성이 있다. 한샘 기업 규모에 비해 특판 가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비대면으로 내용조차 살피지 않은 채 문서를 결재한 흔적이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은 2014~2022년에 전국 아파트 신축현장 특판가구 입찰에 참여하며 가격 담합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경쟁을 해야 할 영업담당자들이 서로 순번을 정해 한곳을 뺀 나머지 7개사는 높은 가격을 써내는 식으로 입찰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 행위가 발각된 신축현장은 783곳, 입찰 담합 규모는 약 2조32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업체들은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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