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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외면당한 삼성전자 첫 파업, 노조 자해행위 더는 말아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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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7일 파업을 단행했지만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파업은 직원들이 하루 연차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연차 사용률은 지난해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에 비해 오히려 낮았다. 파업에 대한 노조 지지로 오해할까봐 연차를 철회한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는 노조의 강경 행보와 '정치 세력화' 움직임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 기류를 보여주는 것이다. 노조는 직원들이 파업에 등 돌리는 현실을 똑똑히 봐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의 파업은 창사 55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고 했던 '신경영 선언'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고강도 체질 개선을 강조한 '신경영 선언'이 밑거름이 돼 삼성전자는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했는데, 지금은 노조가 파업으로 기업을 흔들고 있으니 씁쓸하다.

삼성전자는 '신경영 선언' 당시만큼이나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고, 미래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수장까지 교체한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미국 장기 출장에 나설 정도로 내부 위기감이 크다.

전삼노는 전체 직원의 20%(2만8000명) 수준으로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부 소속이다.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 것이 파업 배경으로 꼽힌다. 이들은 사측이 임금 인상률을 5.1%로 정한 데 반발해 6.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현실에서 공감을 얻기 힘들다. 더 심각한 건 전삼노가 '정치 투쟁'을 일삼는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갈아타려는 움직임이다.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회사가 위기에 놓인 가운데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기업을 정쟁에 끌어들이겠다는 것은 공멸을 자초하는 것이다. 전삼노는 연가투쟁에 이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자해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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