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은 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지역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 내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근거지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IDF가 공격 사실을 알리며 공개한 학교 위성 사진 /사진=IDF 엑스(옛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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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누세이라트에 위치한 유엔(UN) 운영 학교를 공격해 어린이와 여성 등 수십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이번 공격에 미국산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CNN은 이스라엘군의 유엔 학교 공습 현장 영상을 분석하고, 폭발물 무기 전문가가 검토한 결과 이번 공격에 미국산 탄약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최소 2개의 미국산 GBC-39 소구경 폭탄(SDB) 파편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에 미국산 탄약 사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지난달 26일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라파 난민캠프 공격 때에도 미국산 폭탄이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무기 전문가들을 인용해 현장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서 미국산 폭탄인 GBC-39 폭탄의 노즈콘(nose cone·미사일의 원뿔형 선단)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전 미국 육군 폭발물 처리 기술자인 트레버 볼은 관련 영상 검토 후 WP에 "탄약의 독특한 노즈콘이 (학교) 건물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관통하는 데 사용됐다"며 "노즈콘의 장점 중 하나는 이번 공격처럼 콘크리트와 건물을 관통해 건물 층들을 부실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에 보이는 것은 폭발 이후 남은 단단한 노즈코"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업체 제인스 무기팀의 라훌 우도시 수석 분석가도 "건물의 잔해와 구멍이 GBU-39 노즈콘을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WP는 폭탄 잔해에 캘리포니아 발렌시아에 등록된 무기 업체 '우드워드(Woodward) HRT' 뜻하는 식별코드 '81873'도 보였다고 부연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남자아이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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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누세이라트지역 내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 단지에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근거지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측은 하마스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소규모 민병대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에 소속된 하마스 대원 20~30명이 학교 단지 내 숨어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공격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IDF 대변인인 피터 러너(Peter Lerner) 중령은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있는 곳에서 정밀한 공격을 가했다"며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무장세력(하마스)이 학교 교실 3곳 내부에서 공격을 계획하고 수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공격'을 실시했다"며 "우리의 정보와 감시 결과 (학교 단지 내) 건물, 교실 안에 여성이나 어린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최소 4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페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공습 당시 학교에 6000여 명이 대피해 있었다며 "가자지구에 닥친 또 하나의 끔찍한 날"이라고 이스라엘군을 비판했다. 그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무장단체가 (난민) 대피소 내부에 있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은 충격적이고,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스라엘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유엔 건물을 공격하거나 표적으로 삼고 이용하는 것은 국제인도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의 유엔 학교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는 사망자 명단을 포함해 이번 공습에 대한 정보를 더 공개하겠다고 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관련 정보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공격에 미국산 무기가 사용됐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 정부에 문의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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