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목회 간사인 이재영(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 전 의원은 이날 2인 지도 체제 도입과 관련해 “절충형으로 가는 건 저희도 동의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첫목회 소속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도 “보수의 다양성을 다 다루는 순수 집단 지도 체제와 달리 2인, 3인 하이브리드 체제는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윤희숙 전 의원도 2인 지도 체제에 대해 “봉숭아 학당으로 가는 길을 여는 기계적 절충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다. 한 재선 의원은 “2인 지도 체제로 개편하면 차기 대선 주자가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오히려 수석최고위원 권한이 더 커지는 권력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 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임기가 남았더라도 대선일 1년 6개월 전(2025년 9월)에 조기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당대표가 사퇴할 경우 대표직을 승계하는 수석최고위원이 2026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게 돼 초반부터 대표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2인 지도 체제는 당 대표와 수석최고위원이 대립할 경우 당이 둘로 쪼개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주변에 “당대표 사퇴로 비대위 출범이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2인 체제를 고안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 지도 체제 아래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를 맡게 될 경우 그의 권한이 너무 세질 수 있고, 집단 지도 체제로 변경하면 반윤(反尹)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도부에 입성할 공산이 큰 게 부담되자 2인 지도 체제를 고안한 것 아니냐”고 했다. 다만 비대위원을 맡은 김용태 의원은 “황 위원장은 (지도부가)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당대표·부대표 체제’ 아이디어를 냈고 나는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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